배우 한지민과 남주혁이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또 한번 연기 호흡을 맞춘 가운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드라마는 이른바 ‘인생작’으로 불리며 호평 받았기에 영화의 흥행에 관심이 모인다.
17일 온라인을 통해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 제작 볼미디어, 제공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조제 역의 한지민과 영석 역의 남주혁, 그리고 각색 및 연출을 맡은 김종관 감독이 참석해 제작기를 전했다.
‘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와 영석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영화다. 원작인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잇신, 2004)을 기본으로 삼았으나 김종관 감독이 강조하고 싶은 주제를 살려 100% 다르게 각색했다.
김 감독은 “저희 영화는 다른 길을 택했다. 조제라는 인물에 중심을 두고 얘기하고 싶었다”라며 “원작의 휴머니티가 좋지만 그대로 따라가는 건 의미가 없다. 그 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종관 감독은 영화 ‘최악의 하루’(2016), ‘조금만 더 가까이’(2010)로 멜로 로맨스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김종관 감독은 두 배우들과 함께 조제의 집도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공간에 스포트라이트를 줘서 관객들이 아름답게 느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작과 다른 가장 큰 변화는 조제와 영석으로 만난 한지민과 남주혁"이라며 “(저 나름대로) 독하게 찍었는데 두 배우가 저에겐 가장 크게 기댈 수 있는 존재였다”고 한지민, 남주혁의 연기 호흡을 칭찬했다.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된다”는 한지민은 “전 작품에서도 눈만 마주치면 울어서 서로 멀리 가 있었다. 캐릭터가 주는 힘인 거 같다”라며 “두 번째로 호흡할 때는 남주혁이 어떤 배우인지 알아가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좋았다. 서로 편하게 연기를 했기 때문에 저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많이 의지하면서 그가 주는 느낌을 받으며 촬영했다”고 밝혔다.
한지민은 남주혁과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2019)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던 바.
남주혁은 한지민에 대해 “이번에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한지민의) 눈만 봐도 캐릭터의 감정이 나와서 연기를 못할 수가 없었다”고 표현했다.
한지민은 이어 "사랑을 할 때 단편적인 감정만 갖긴 어렵지 않나. 두려움, 망설임,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여러 감정이 다 담겨 있는데 우리 영화가 그렇다. 근데 그것을 대사나 표정으로 명확히 보여주기보다 느껴지는 공기와 호흡 등 작은 것 하나로 담아냈다. 감독님이 섬세해서 음낮이, 억양까지 디테일하게 디렉션을 주셨다. 배우에겐 어려운 작품이 흥미로울 수 있는데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현재 드라마 ‘스타트업’(2020)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남주혁은 “이번 작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지민과의 재회 소감을 묻자, "일단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다.(웃음)"고 답해 웃음을 남겼다.
‘남주혁의 변화를 느꼈느냐’는 질문에 한지민은 “전 작품에서는 남주혁이 나를 편하게 대했으면 좋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달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석의 촬영 분량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제가 나중에 갔다. 현장에 적응하느라 낯설었는데 남주혁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받으며 촬영했다. (이 친구가) 물 만난 고기처럼 영석 캐릭터에 녹아 있더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일본 원작이 있는 만큼 국내외 팬들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터. 김 감독은 “책과 영화 등 좋은 원작이 있어서 부담이 됐다. 상업영화라는 틀 안에서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저는 인간에 대한 시선이 좋았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른 길을 이용해 표현하고 싶었다. 원작이 좋지만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관객들에게, 우리에게 의미가 없으니 제가 동요한 인간애는 가져가되 우리만의 ‘조제’를 만들어보자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두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도움을 받았다고.
그러면서 “이 영화는 추억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고 사람을 더 나아지게 하고 깊게 만들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지민은 “김종관 감독님이 그린 ‘조제’를 만나고 싶었다. 조제는 섬세한 표현이 필요한 인물인데 그 안에 내가 들어가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택을 했다”면서 “첨가물 없는 민낯 같은 로맨스 영화”라고 표현했다.
개봉은 내달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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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