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공감을 일으키는 ‘며느라기’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17일 오후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연출 이광영, 기획 카카오M, 제작 SBS모비딕·미디어그룹테이크투)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광영 감독과 박하선, 권율, 문희경, 백은혜, 최윤라 등이 참석했다.
‘며느라기’는 요즘 시대 평범한 며느리가 대한민국 평범한 시월드에 입성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시월드 격공일기’다. 수신지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SNS를 통해 연재된 원작은 40만 팔로워를 달성하고 책으로도 출간됐으며, 2017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적 인기와 화제성,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며느라기’는 결혼 한달 차 며느리 ‘민사린(박하선)’과 그녀의 남편 ‘무구영(권율)’이 각기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진 시댁 식구들을 마주하며, 현실감 가득한 스토리를 통한 진한 공감은 물론 곁에 있어도 다 알기 힘들었던 아내, 남편의 속마음을 엿보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광영 감독은 “‘며느라기’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시어머니, 엄마, 아빠, 오빠의 이야기다. 드라마 보시면 ‘내 이야기인데’라고 같이 나누실 수 있을 것 같다. 즐겁지만 않은 작품이다. 이 작품 만들면서 성별, 역할에 따른 게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연출했다. 보시면선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지 마시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광영 감독은 “원작 디테일이 굉장히 훌륭했다. 그래서 차이점을 두지 않고 놓치지 않고 연출하려 했다. 결과물이 만화보다 업그레이드 된 감정 표현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배우들이 연기적인 부분은 더할 나위 없고 원작과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박하선은 대기업 입사 7년차 직장인이자 결혼 한달 차에 접어든 민사린 역을 맡아, 우리 시대의 가장 평범한 며느리상을 선보인다. 순하고 여린 듯 보이지만 의외로 강단도 고집도 있는 민사린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표현해내며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박하선은 “원작의 팬이었다. 제작된다는 소식 들었을 때 새로운 플랫폼이고 도전할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찐팬’으로서 하고 싶었다”며 “원작이 과하지 않고 깔끔하게 각자의 입장을 대변했다. 과장되거나 막장이 아니라 솔직하게, 현실과 맞닿은 부분이 좋았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원작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연애 시절 등 찬란한 부분이 추가 됐다. 그리고 제사와 추석을 이틀에 걸쳐 연달아 찍었다. 우리 집에는 제사가 없는데 심각한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하선은 ‘산후조리원’ 조은정 역과 ‘며느라기’ 민사린에 대해 “‘산후조리원’ 조은정은 얄밉기도 하고 강하기도 한 사이다 캐릭터다. ‘며느라기’ 민사린은 원작에서는 고구마스러웠다. 그래서 요즘 여성들처럼 연기하려고 했으나 이 머리를 장착하는 순간 답답해지기도 하더라. 고구마스러운 사랑스러움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산후조리원’과 달리 남편에게 할 말은 한다. 시댁에는 아직 할말을 하지 못하는데 그게 차별화 된 점이다. 두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서 질리시거나 똑같다고 하시진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권율은 박하선이 연기하는 민사린의 동갑내기 남편 무구영 역을 맡았다. 이기적이거나 모나지 않은 무던한 성격임에도,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에 휩쓸려 아들과 남편의 두 역할 사이에서 고민에 빠지는 이 시대의 젊은 남편상을 대변한다.
권율은 “원작을 작업하면서 처음 알았다. 원작을 촬영하면서 볼까 했는데 감독님이나 박하선 등 배우들이 많이 봤기에 나는 다른 느낌, 여지를 열어두고 싶었다. 오리지널을 다른 분들이 유지해주시면서 나는 다른 결을 해보고 싶었다. 가장 현실적이고 디테일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대본의 힘이 선택에 큰 영향을 줬다”며 “개인적인 두려움은 선택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촬영하면서 아직 미혼이기에 그 입장이 아니어서일지는 모르지만 갸우뚱하는 게 있었다. 무구영은 아기가 없지만 새로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풀어가는 데 미숙함이 있다. 그런 걸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권율은 박하선과 부부 연기 호흡에 대해 “너무 완벽했다. 박하선은 이런 캐릭터에서는 대체불가인 것 같다. 참으면서 인내하지만 허당미도 있는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잘 표현한다. 이 머리로 온 순간 원작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민사린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에 박하선은 “처음 촬영부터 호흡이 너무 좋고 완전 무구영이었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연애 장면이 많은데 그때는 비주얼이 훌륭하니까 설레는 남자 친구를 잘 표현해줬다. 현실에서는 남편 역을 훌륭히 잘해줬다”고 화답했다.
민사린의 시어머니이자 무구영의 어머니 박기동 역에는 문희경이 나선다. 대기업 사모님부터 고상하지만 무서운 시어머니, 친구 같은 며느리를 꿈꾸는 평범 주부까지 다양한 시어머니 역할을 맡아온 만큼 '며느라기'에서도 보여줄 현실감 넘치는 시어머니 캐릭터에도 기대를 높인다.
문희경은 “카리스마 있는 악역을 많이 했는데 그걸 뛰어넘어 자연스러운 연기, 다른 사람이 연기할 때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연기할 수 이는 디테일을 찾아보자 싶었다. 캐릭터도 기존에 내가 했던 것과 차이가 있지만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광영 감독은 “시어머니 역으로 캐스팅하면서 악역이 있길 바라진 않았다. 사랑스러운 시어머니, 이유 있는 시어머니로 표현됐으면 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잘 표현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캐스팅하게 됐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백은혜는 ‘며느라기’에서 첫째 며느리 정혜린 역을 맡았다. 백은혜는 “이번에도 개성이 강한 캐릭터다. 전작에서 차별점은 덜 싸웠다. 정혜린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의 잣대로 생각하지 않고 두려움도 없다. 웹툰 속 사이다 캐릭터를 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일상 생활 안에서 녹여낼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다. 미묘한 지점을 찾는 게 달랐다”고 말했다.
민사린의 시누이이자 무씨 집안 막내 딸 무미영 역을 맡은 최윤라는 “웹툰으로 봤을 때는 얄밉다고 느낀 건 사실이다. 연기해보니까 의도는 아니었다. 가족 편에 서서 이야기하다보니까 얄밉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 미혼이어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던 건 사실이다. 그때마다 감독님에게 여쭤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며느리, 시누이에 치우치지 않고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연기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조회수 공약도 내걸었다. 박하선이 권율의 ‘춤’을 권유했지만 권율은 극구 반대했다. 두 사람은 100만을 넘을 경우를 생각하며, 박하선은 “‘깡’을 추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권율은 “100만이 된다면 춤을 추든 뭐를 하든 꼭 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이광영 감독은 “옳고 그르고 따지자를 만든 드라마는 아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하선은 “‘이 드라마는 사적인 이야기지만 공적인 이야기다’라고 한 말이 기억남는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 드라마라 생각한다. 이해도 되고 실제로 도움도 될 드라마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꼭 봐달라”고 당부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첫 공개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