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학폭 소재와 달라"…'나의 가해자에게', 드라마스페셜 10주년 빛낼 단막극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1.19 14: 56

 '나의 가해자에게'가 기존 학폭 소재의 드라마와 또 다른 화두를 던진다.
19일 오후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세 번째 작품 '나의 가해자에게'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이날 현장에는 나수지 PD, 김대건, 문유강, 우다비, 이연이 참석했다. 
'나의 가해자에게'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학교'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던 기간제 교사가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를 동료 교사로 맞이하며 겪는 갈등을 그린 드라마다. 

나수지 PD는 '나의 가해자에게'의 제목에 대해 "대본 단계부터 이름이 있었다. 강렬하게 들리는 제목이기도 하고 송진우라는 사람이 가해자에게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희진이와 은서도 진우한테 가해자로 보일 수 있다. 신념을 흔드는 가치관과 욕망들에 대해 진우가 써내려가는 자기의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9년 '웬 아이가 보았네' '때빼고 광내고'를 연출했던 나수지 PD는 두 작품과 결이 다른 '나의 가해자에게'를 택했다. 나 PD는 "작년에 두 편을 선택할 때도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는 방향성이 있었다. 그 방향성에 맞춰서 작품을 선택했다"며 "이번에는 리얼한 연기가 들어가는 대본을 만나고 싶었다. 신인 배우분이든 기성 배우분이든 원하는 연기 톤이 맞는 분들과 즐겁게 하고 싶었다. 완전히 다른 톤이긴 하지만 다른 배우들을 만나니까 저의 다른 색깔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S 드라마스페셜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에 KBS는 지난 7일부터 내달 24일까지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이라는 이름으로 10편의 단막극을 선보인다. 
나수지 PD는 단막극의 매력에 대해 "한 편의 완결된 이야기, 주제의식이 분명한 이야기를 쭉 밀고 나가는 과정에서 다들 열심히 동아리 같은 분위기로 열정을 많이 투입해서 해주시는 것 같다. 많은 스태프분들도 자신의 색깔을 녹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다 보니 상업적인 작품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라고 얘기했다.
김대건, 문유강, 우다비, 이연은 드라마스페셜 10주년에 참여하게 돼서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건은 "너무 감사하다. 신인들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너무 감사드린다. 대중께 생소한 저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10주년인 만큼 저희 작품이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유강은 "10주년이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 부담이 됐던 것 같다.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현장 나가서 촬영하고 촬영 준비하는 기간에 있어서 또래 배우들이랑 같이 뭔가를 만들어내고 얘기를 나누고 했던 게 재미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부담감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다비는 "함께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다.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내용도 모르는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함께하게 됐을 때 너무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고, 이연은 "개인적으로 많은 드라마들이 있는데 단막극을 되게 좋아한다. 매년 드라마스페셜을 챙겨봤다. 작년에도 한 번 출연을 했다. 단막극을 사랑하는 배우로서 드라마스페셜에 참가하는 자체가 스스로 장하다고 생각했다. 오래오래 같이 TV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나의 가해자에게'는 김대건, 문유강, 우다비, 이연 등 신인 4인방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나수지 PD는 "그동안 했던 드라마들보다 어려웠던 점이 캐스팅이었다. 대본에 대한 해석력을 많이 봤다"고 운을 뗐다.
나수지 PD는 배우 4인의 캐스팅 계기에 대해 "대건 씨만이 제가 생각한 대본 해석과 똑같이 해오셨다. 유강 씨는 작년에 봤던 연극에서 보고 같이 하고 싶었다. 빠르게 같이 하게 돼서 좋았다. 다비 씨는 의외의 당당함과 설명한 걸 그대로 자신으로 받아들이는 면이 있었다. 갑자기 희진이처럼 보여서 같이 갔다. 연이 씨한테는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저만 연이 씨가 제가 생각하는 은서랑 다르다고 했었다. 이연 씨가 표현하는 은서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분들은 너무 좋아하셨다. 다시 만났는데 보란 듯이 다른 캐릭터를 준비해주셨다.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신뢰를 했다"고 밝혔다.
김대건은 무진여고의 4년 차 기간제 교사 송진우 역을 맡았고, 문유강은 학폭 가해자이자 신규 기간제 교사 유성필로 분한다. 우다비는 무진여고 대표 모범생 박희진을, 이연은 무진여고 대표 양아치 이은서를 연기한다.
김대건은 "(송진우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연약함을 지닌 인물인데, 신념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지점이 있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진우로부터 시작해서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다른 인물들의 연기, 다른 인물들과 있는 상황을 예상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유강은 자신이 해석한 유성필에 대해 "가해자였던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 가해자로서 어떤 지점을 가지고 표현해야 좀 더 진우가 상처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많이 노력했고, 17살 때와 성인 때의 간극을 많이 벌리려고 했다. 그러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어릴 때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 나이 때 악으로 표현을 해서 정말 나쁘고 못돼서 이렇게 했다고 가기에는 연기를 해내는 입장에서 배경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 것 같았다. 분명히 잘못됐지만 이해돼야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화했다"고 덧붙였다.
'나의 피해자에게'의 관전 포인트는 '선택'과 '공감'이었다. 김대건은 "'나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에 대한 생각을 가지실 것 같다. 무거워보일 수 있지만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나 생각을 했다. 가볍고 재미있게 봐주시면 많은 것들을 얻어가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수지 PD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다. 구도가 선명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주인공에게 이입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학교 폭력 이야기는 많았는데 이걸 왜 택했냐면, 이 드라마는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보통의 학교폭력 드라마와는 관점이 다르다. 작품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얘기를 해볼 만한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 세 번째 작품 ‘나의 가해자에게’는 이날 오후 10시 4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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