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명예도 잃었다. 두 번째 금지약물 복용으로 2021년 전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로빈슨 카노(38·뉴욕 메츠)가 ‘약물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근육강화제 스타노조롤 양성 반응을 보인 카노에게 내년 16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2018년 5월 이뇨제 푸로세마이드 복용 사실이 드러나 80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던 카노는 2차 적발로 162경기를 잃었다. 3차 적발시에는 영구제명된다.
카노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징계에 의해 내년 연봉 2400만 달러도 받지 못한다. 우리 돈으로 약 267억원에 달하는 거액. 지난 2013년 12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10년 총액 2억40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카노는 2018년 12월 메츠로 이적했고, 2023년까지 계약이 남아있다.
금전적 손실도 크지만 명예를 완전히 잃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특급 2루수 카노는 2005년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 데뷔 후 16시즌 통산 2234경기 타율 3할3리 2624안타 334홈런 1302타점 1257득점 OPS .844를 기록했다. 올스타 8회,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2회, 월드시리즈 우승 1회, 올스타 MVP 1회의 화려한 경력으로 유력한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됐다.
그러나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의 약물 복용이 드러나며 명성에 큰 흠집이 났다. 메이저리그 저명기자 켄 로젠탈은 19일 ‘디애슬레틱’을 통해 ‘약물 사기꾼 카노는 명예의 전당을 잊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젠탈 기자는 1차 적발 당시 카노의 발언을 되짚었다. 1년 반 전 카노는 “사랑하는 야구의 규칙을 속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해 12월 카노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제프 윌폰 메츠 최고운영책임자도 “약물 사기꾼은 아닌 것 같다”며 옹호했지만 2차 적발로 모든 게 거짓말이 되어버렸다.
로젠탈 기자는 ‘윌폰은 틀렸다. 카노는 약물 사기꾼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카노는 이제 경멸만 받을 슈퍼스타가 됐다. 명예의 전당도 완전히 잊어야 한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사기꾼이란 게 증명된 만큼 그의 커리어 진실성이 의심을 받게 됐다.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약물해서 이득을 봤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로젠탈 기자는 ‘슬프다. 카노의 재능이라면 약물을 하지 않아도 쿠어스타운에 갔을 것이다. 카노와 그 주변 사람들의 거짓말 때문에 더 화가 난다’며 트레이드로 영입할 때 약물 문제를 가볍게 여긴 메츠 구단 수뇌부까지 저격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