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추락노동자 故 손현승 씨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한국판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고 불렸던 남자의 또 다른 사기극을 파헤쳤다.
지난달 부산의 한 호텔에서 현수막 설치 중 6m 높이에서 추락해 머리를 심하게 다친 손현승 씨. 사고 당시 머리를 크게 다쳐 현승 씨는 뇌사상태에 이르렀고, 의사인 형의 뜻에 따라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그런데, 현승 씨는 평소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사고가 발생한 호텔 관계자는 작업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당 리프트는 바닥에 고정하는 안전지지대가 있는 리프트였지만 가족 측 변호사는 미리 깔린 테이블 때문에 작업 현장에 안전지지대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고, 작업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호텔과 가족의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호텔 측은 장소 대관만 했다고 주장하고, 유족들은 호텔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제작진 취재 중, 호텔과 현수막 업체 사이의 계약서를 입수했는데, 계약서에 ‘업체는 호텔이 요청한 현수막을 성실하게 공급할 의무가 있으며 업체는 공급한 내용에 대한 대금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호텔 측에 확인한 결과 현수막 업체가 외주업체는 맞지만 이번 사고는 대행사가 진행했다고 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리프트는 위험한 고소 작업 장비로 안전관리 감독이 배치되어야 하는데, 이는 문제가 돼 보인다”고 전했다.
추락노동자 故 손현승 씨는 심장과 두 개의 신장을 기증했다. 현수막 업체, 같이 있던 작업자들은 가족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지만, 호텔 측은 사고가 났던 행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현수막 업체 대표, 작업자, 호텔 직원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가 인정됐지만, 호텔 측은 여전히 사과의 말이 없었다.
이어 ‘실화탐사대’에서는 가짜 사나이로 돌아온 가짜 조종사를 추적했다.
이유경 씨는 남자친구가 연락되지 않아 파출소에 신고하러 갔다 그가 사기 혐의로 기소 중지 상태라 실종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후, 그녀는 남자의 집에서 수상한 여행 가방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항공 사원증 등이 들어있었다. 유경 씨는 파일럿 사기꾼을 검색하다 ‘실화탐사대’ 17회 방송 당시 파일럿 사칭 사진을 발견했고 놀라고 말았다.
작년 1월, ‘실화탐사대’를 통해 공개된 한국판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고 불렸던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퇴역한 UDT로 변신해 있었다. 그는 잠수병에 걸렸고, 천안함 사건 때도 수색을 했고, 석해균 선장 구출에도 참여했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그는 실제로 군복을 입고 훈련을 떠나기도 했단다.
그런데, 관계자는 퇴역 군인에게는 훈련을 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자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UDT 출신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피해자는 더 있었다. 남자가 사라진 후, 각종 빚 독촉에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피해자. 작년, 그녀는 잠수병에 걸렸다며 고통을 호소하던 그에게 성형수술을 해줬고, 이후 차, 스쿠버 장비 등의 비용을 빌려줬다고. 그러나 돈을 갚기로 한 날, 남자는 사라졌다.
제작진은 다시 그가 남긴 신분증을 바탕으로 찾아 나섰다. 그러나 신분증의 모든 주소는 가짜였는데 수소문 끝에 울산에서 그를 기억하는 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십여 년 전, 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했던 그는 3년 전 파일럿 사칭한 뒤, 다시 군인으로 변신했다. 취재 중 확인된 피해자만 4명, 피해 금액은 수백만 원부터 수억 원에 이르렀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 신고를 했고 현재 경찰에서 추적 중이다.
한편, 진짜여서 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는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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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