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 논란’ 해명 이대호, "다음 회장 위해 반드시 시정 조치하겠다" [일문일답]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0.12.02 15: 33

이대호(38)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 판공비 셀프 인상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대호는 2일 서울 청담동에 있는 호텔리베라 청담 로즈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3월 선수협회장 취임 후 회장 판공비를 연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2배 인상한 점, 개인 계좌로 입금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해명했다.
판공비 논란이 커지면서 이대호의 소속사인 디에프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이대호와 선수협의 의견으로 기자 회견을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대호가 기자회견장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rumi@osen.co.kr

- 판공비 인상하는 것을 이대호 본인이 발의한 게 맞는가.
▲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당시 모두 (회장직을)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고참으로서 뜻을 전했고, 그 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결정난 게 6000만 원 인상이었다.
- 당시 1억 원은 어렵다고 해서 6000만 원으로 결정난 게 맞는가.
▲ 맞다
- 선수협 집행부 포함 구심점인 이대호에게 출마를 권유했고, 당시 부담으로 고사하다가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회장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였는데.
▲ 당시 생각도 없었다. 내가 될 줄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원래 나는 회장 후보가 아니었고, 내가 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나는 선배로서 선수협에 대해 의논을 하고자 나갔을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의견이 나와 내가 추대됐다.
- 당시 이대호를 추대하는 자리로 여겨졌다. 때문에 판공비 인상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 내가 당선이 될 줄 알았다면 내 입으로 판공비 올리자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다. 안하려고 하는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나설 수 있도록 모든 선수의 목소리를 대신 하는 것이다.
- 회장이 된 뒤에 판공비 인상과 관련해 재검토 한 적 있는가.
▲ 이렇게 문제가 될 줄 알았다면 내가 수정했을 것이다. 나는 운동에 전념하고 있을 시기였다. 그간 판공비 논란도 없었고,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 출마 권유를 받아왔다.
▲ 해외에도 다녀오고 대표팀도 뛴 만큼 선후배들은 내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다. 하지만 구단에서 나에게 적지 않은 투자를 했고 야구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팀을 떠난 뒤 회장직을 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사회 당시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 판공비를 현금으로 받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했는지
▲ 솔직히 말하면 이 판공비가 문제가 될 줄 잘 몰랐다. 나중에 변호사가 확인 후 시정 조치를 했다고 들었다. 미리 알았다면 못하게 했을 것이다. 정확하게 알았다면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 사무총장이 판공비를 현금으로 받아 유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 판공비가 현금 지급될 때 문제점 등을 솔직히 정확히 몰랐다. 나중에 확인 후 세금 문제가 있어 시정이 됐다고 한다. 미리 알았다면 절대 못하게 했을 것이다.
- 김태현 사무총장의 판공비에 대해 알게 된 시점은.
▲ 얼마 전부터 알았다. "사무총장께서 잘못한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 사무총장 선임 배경은.
▲ 당시 후배들 권익 보호와 팬들 소통을 생각했다. 원래 사무총장이 변호사였다.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모셔온 분은 맞다. 다른 취지로 모신 분은 아니었다.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물러나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선수협이 마케팅 직원을 충원했다. 유례없이 많았다는 시선이 있는데. 선수협 사유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 선수협은 사유화가 될 수 없다. 직원 채용 등을 위해서는 이사회에 올려야 한다. 모두 찬성이 있어야 한다. 모든 선수와 이사들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이다. 
- 일부에서는 판공비를 능가하는 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 그건 아니다. 선수협 회장으로서 다른 것은 받지 않는다. 법인 카드 등은 아예 없다. 받은 돈으로 서울서 회의 때 쓰거나, 선수협 누군가를 만날 때 쓰는 돈이 전부였다.
- 판공비 6000만 원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 당시에는 회장을 뽑는 일이 더 커서 과하다고 생각은 안했다. 2년 넘게 회장직이 공석이 되면서 얘기가 나왔다.
- 다음에 아무도 (회장직을) 맡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선수협 회장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다. 나도 선수들이 뽑아줘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투표로 정해지는 것이다. 누가 하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 임기 때 이런 일이 생겼는데, 잘 시정된 후 다음 회장에게 돌아갔으면 한다.
- 2012년 1월, 당시 선수협회는 판공비는 반드시 카드로 결제한다고 했는데. 사적, 공적 판공비가 섞여 있어 일반적인 조직의 경우 지적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는 협회 차원에서 인수 인계가 부족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정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다. 앞으로 시정 조치를 해서 차기 회장 때부터는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 현역 선수가 회장직을 맡는 점에 대해.
▲ 현역 선수가 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은퇴 선수가 한다면 선수에 대한 고충을 모를 수 있다. 나도 선수를 하고 있었고, 선수협 회장은 선수가 뽑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 중 회장직 맡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 
- 언제부터 판공비를 법인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주는 것으로 바뀐 건지.
▲  (변호인 답) 이대호 선수 본인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추후 확인하고 공지하겠다. 
- KBO 최고 연봉자, 베테랑으로서 바람직한 선수협 미래는.
▲ 그 때 당시에도 말했듯이 고액 연봉을 받고 롯데에서 데려갔다. 롯데에 예우 차원에서 열심히 했다. 이런 일이 터질 줄 몰랐다. 쉬운 자리가 아니다. 내가 이렇게 물러나면, 다음 회장에게 미안한 일이다. 
- 앞으로 회장도 지금처럼 현급 6000만 원을 판공비로 유지할 것인지.
▲ 오늘 이후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고 나면 정확하게 출처를 알아야 한다. 시정 조치는 당연하다. 그것을 확인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 실무진과 얘기해서 선수협이 정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 나도 관례를  따라왔다. 시정을 해야 한다면 새 회장과 좋은 방향으로 시정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법인카드는 없나.
▲ 법인카드는 사무국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한 시즌을 볼 때 선수협 관련 일정이 어느정도 되는지.
▲ 코로나가 없었으면 (모임이) 한달에 평균 한 번 정도 있었을 것이다.
- 6000만 원 정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
▲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세 후 400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후배들 밥을 사고 서울 오가며 경비로 쓰고 했다. 
- 관례가 된 게 문제인가. 개선 방향은.
▲ (변호인 답) 협회 차원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이사진도 고민하고 있다. 논의가 필요하다. 이슈가 됐다. 반드시 시정 조치가 이뤄질 것이다.
- 이대호 선수가 선수협 회장 직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영입한 인물들을 더 꼼꼼하게 체크해야 하지 않았을까.
▲ 그 점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 선수협이 더 잘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날 기사 보고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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