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돌솥밥 같아"…'나들이' 손숙x정웅인, 연기 경력 도합 70년의 맛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12.03 14: 43

배우 손숙과 정웅인이 특별한 ‘나들이’를 떠난다.
3일 오후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0의 일곱 번째 작품 ‘나들이’(극본 여명재, 연출 유관모)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유관모 PD와 배우 손숙, 정웅인이 참석했다.
‘나들이’는 장사의 달인 금영란(손숙)와 어수룩한 과일 장수 방순철(정웅인)의 우정을 담아낸 버디물이다. 연기 경력 도합 70년이 넘는 손숙과 정웅인이 만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KBS 제공

‘나들이’는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0의 두 번째 작품 ‘크레바스’를 맡은 유관모 PD의 두 번째 작품이다. 유관모 PD는 억겁의 시간이 만든 함정인 ‘크레바스’에 빠진 두 남녀의 심리를 깊이 있게 파고든 만큼 ’나들이‘에서는 두 사람의 특별한 여정을 온기 어린 시선으로 따라갈 예정이다.
유관모 PD는 “‘크레바스’와 ‘나들이’ 작가님이 같다. 어느 시점에는 자식이었다가, 부모가 된다. 사람에게 여러 면이 있지만 처지가 다를 때 인간으로서 고민하는 게 깊이 있게 담겨 있었다. 여운도 있고 감동도 있었다. 작가님의 작품들이 소설 같기도 한데, 문학 작품에 담긴 인간의 고뇌하는 면들이 깔려 있어서 좋았다. 모두가 가족에 대한 고민이 있을텐데, 현재 사회 문제도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감되는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 PD는 “콘셉트 회의할 때 카메라도 나서지 말고, 연출도 나서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두 배우의 연기를 담자고 했다. 보시면 이 작품이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담아낸 영양돌솥밥 같다. MSG 없는 천연의 맛이다. 자연스러운 연기가 담겨 있는데, 신경 쓴 부분은 실제 같은 부분을 위해 미술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나들이’에는 배우 손숙과 정웅인이 출연한다. 연기 도합 70년을 자랑하는 두 배우의 호흡이 기대된다. 유관모 PD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분들과 작품을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리면 손숙이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신 뒤 상대역을 물어보셨다. 정웅인이라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작품에서 처음 만나는 사이였는데 지금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작품이 잘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손숙이 연기하는 금영란은 열심히 돈 벌고 자식들을 키우느라 청춘을 다 보낸 뒤 몸이 성한 곳 없이 탈이 나자 장사를 접었다. 하는 일이라곤 방순철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자식들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뿐, 설상가상으로 치매 판정을 받았다.
손숙은 “금영란은 일상적인 여인의 일생, 악착 같이 돈 벌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 더 챙기려고 한다. 인생이 뭔가,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생각하다 방순철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간을 갖게 되는 따뜻하고 아름답고 애잔하고 우정이 있는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손숙은 “그냥 연기를 했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중요한 장면이라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다양한 드라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주로 분한 정웅인은 어수룩한 과일 장수 아저씨로 분한다. 정웅인은 “58세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내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나도 나이들면 아버지 닮지 말아야지’ 했는데, 예고편 보니 우리 아버지가 저기 계신다. 아버지 생각이 나서 작품을 선택했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정웅인은 “대한민국에서 연기자로 산다는 게 여러 가지 캐릭터를 보여줘야 생존할 수 있다 생각한다. 다변화된 인물을 어떻게 보여주느냐 싶었는데, 이 시점에서 단막극이지만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아이들에게도 악역이 아니라 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웅인은 “헤어 등 외모적인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 어수룩하지 않아서 어떻게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줄 때 자연스러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능숙해지는 모습도 담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장사의 달인과 초보, 막무가내 할머니와 어수룩한 아저씨.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이 두 사람이 어떤 우정을 쌓아갈지 기대를 모으며, 금영란과 방순철이 함께 떠난 ’나들이는 과연 진정한 부모와 자식 노릇, 더 나아가 ‘사람 노릇’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웅인은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돌아가신 분이시든, 살아계시는 부모님을 더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다. 부모님에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숙은 “가족이 함께 앉아서 보기 민망한 드라마들도 있는데, ‘나들이’는 함께 따뜻하게 교감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UHD KBS 드라마 스페셜의 일곱 번째 작품 ’나들이‘는 3일 밤 10시 40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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