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주혁(26)은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를 통해 또 한 번 성장했다. 청춘을 대표하는 얼굴을 입고 평범하지만 아름답고 여운이 긴 사랑을 끝냈다. 본인은 아니라고 했지만, 분명 한 단계 더 성장한 배우의 얼굴이었다.
남주혁은 7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영화 ‘조제’의 개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제 막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스타트업’을 끝내고, ‘조제’를 통해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마주하게 될 남주혁. 작품에 대한 진한 애정과 그가 해온 의미 있는 노력들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조제’는 처음 만날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 분)와 영석(남주혁 분)이 함께 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영화다. 다나베 세이코의 동명 소설과 지난 2003년 개봉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잇신)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조제’의 일본 원작은 워낙 명작으로 꼽힐 뿐만 아니라, 10년 넘게 국내 관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원작이 유명한 만큼 리메이크 작품을 연출하는 감독도, 출연하는 배우들도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날 남주혁은 “부담이 없었다면 정말 거짓말인 것 같다. 김종관 감독님께서 만드는 조제는 도대체 어떤 느낌에 대한 ‘조제’일까 기대감이 굉장히 컸다. 감독님도, 배우들도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김종관 감독님이 만들어내는 ‘조제’라는 작품에서 원작과는 큰 틀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감독님의 말씀이 나에게도 도전적인 의미로 다가왔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극 중 남주혁은 딱히 새로울 것도 가슴 설레는 일도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대학생 영석 역을 맡았다. 우연히 만난 조제를 도와주고 얼떨결에 그녀의 집에 들러 함께 밥을 먹으며 서서히 조제의 세계로 들어가는 인물이다.
남주혁이 영석을 완성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평범함’이었다. 영화에 설정된 동네에서 실제 살고 있을 법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게 남주혁의 목표였다. 영화도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보면서 공부한 남주혁이다.
남주혁은 “영석이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내가 방향성을 가진 게 극 안에 나오는 그 동네에 평범하게 살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고 있었다. 어떻게 연기를 준비했냐면, 극 안에 다큐멘터리의 실존 인물처럼 영석이란 캐릭터도 정말 다큐멘터리 느낌으로 섬세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연기를 하고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영석과 조제의 관계들이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그래도 기대한 만큼, 내가 노력한 만큼 조금은 보여진 것 같다”라며, “영석이란 인물 자체에는 후회 없이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 웃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영화에서 한국적으로 재해석된 만큼 영석의 얼굴에는 요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의 얼굴들이 입혀지기도 했다. 남주혁은 그래서 더욱 평범하게 영화에 녹아들려고 노력했다.
남주혁은 “정말 평범해 보이고 싶었다. 정말 평범한 사랑이고 싶었다. 평범한 단어 자체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광범위함인데, 다양한 평범함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이 극 안에서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까?’, 되게 어려웠던 작업”이라며, “살아 있는 사람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연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동네 사람처럼 이야기하고 싶었고, 다양한 작품도 많이 찾아보고 다큐도 많이 찾아봤다. 감독님과 소통도 많이 하고 한컷 한컷 촬영할 때마다 많이 물어봤다. 평범함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을 감독님도 잘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깊게 생각하고 노력한 ‘조제’에서 남주혁은 드라마 ‘눈이 부시게’ 이후 다시 한 번 한지민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드라마 속 두 사람의 ‘케미’가 워낙 좋았던 만큼, ‘조제’를 통해서는 어떤 멜로를 그려갈지 기대가 컸다. 남주혁과 한지민은 ‘눈이 부시게’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또 특별한 멜로를 완성했다.
남주혁은 한지민과 재회한 것에 대해서 “정말 짧은 시간 안에 한지민 선배님과 함께 다시 작품을 하게 됐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부담감이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다”라며, ”김종관 감독님은 ‘눈이 부시게’에서의 모습을 너무나 좋아해주셨다”라며, “나도 그렇고 한지민 선배님도 그렇고 ‘눈이 부시게’에서 많이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힘을 합쳐 만들어가면 정말 멋진 장면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부담감보다 잘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배우들과 감독님 마음이 잘 맞았다”라고 밝혔다.
한 번 호흡을 맞췄고, 서로 잘 알고 있는 만큼 남주혁과 한지민은 첫 촬영부터 편안했다. 이미 조제의 눈을 하고 있던 한지민은 단번에 남주혁을 편안하게 ‘조제’의 세계로 이끌었다. 서로 소통을 많이 하면서 아름답고 슬픈 여정을 함께 하게 된 두 사람이었다.
남주혁은 한지민과의 촬영에 대해서 “전혀 다른 인물 조제와 영석을 연기하면서, 서로 함께 주고받는 이야기도 더 많았다. 분량적으로 함께 붙어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감독님과 함꼐 소통하면서 만들어가는 장면마다 더 깊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눈이 부시게’에서는 함께 하는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보니까. 좋았던 점은 연기에 몰입하는데 있어서 전작에서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춘 선배님이다 보니까 첫 촬영부터 굉장히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많은 소통을 했다. 많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남주혁은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한지민을 존경했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선배’라는 마음이 컸다. 남주혁은 “한지민 선배님은 두 작품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도 나눴지만 정말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나 이런 모든 모습들이 정말 존중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편할 수 있게 해주신다. 연기를 할 때에도 상대 배우의 장면을 찍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들이 있다. ‘정말 사람들이 안 좋아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도 정말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늘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시지만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조제’는 남주혁이 먼저 캐스팅된 상황에서 한지민이 뒤 늦게 합류하게 됐다. 김종관 감독은 한지민과 남주혁의 드라마 속 케미를 좋게 봤고, 한지민을 캐스팅하며 극 중 조제의 연령대도 수정했다.
남주혁은 “내가 캐스팅이 되고 조제 역할로 한지민 선배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내가 생각했던 한지민 선배님의 강인한 모습 말고도 다양한 모습들이 많다. 보여지지 않은 모습들도 많고. 보여지지 않은 모습 속에서 시나리오 속 조제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라며, “방송에는 비춰지지 않지만 옆에서 보는 한지민 선배님은 정말 생각이 많고, 뭔가 혼자 걷지 않게 사람들이 발을 맞춰주는 느낌이 있었다. ‘모두가 함께 발을 맞춰 걸어가고 싶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해줬던 선배님이다. 그런 모습이 조제와 한지민 선배님이 닮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서서히 영석이 조제의 세계로 넘어가면서 두 사람의 아름다운 멜로가 펼쳐진다. 영석과 조제가 나누는 감정, 사랑, 슬픔이 남주혁과 한지민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잘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주혁은 영석이 조제에게 사랑을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그의 눈으로 보여주고 있다.
남주혁은 ‘조제’ 속의 감정신에 대해서 “어느 한 장면이라고 꼽을 수 없을 만큼, 조제를 알고 난 후의 모든 장면들이 사랑에 대한 감정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다. 조제를 사랑하게 된 순간 이후부터는”이라며, “어느 순간 사랑하게 됐다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이 사람을 사랑하구 있구나’라고 느껴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크게 마음을 두고 감정적으로 담아주고 있던 것은 어째든 조제라는 인물 자체는 영석을 통해서 집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캐릭터였다. 영석은 조제를 통해서 책임감이나 다양한 감정적인 것들을 더 성숙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 영석이를 연기할 때 내 마음은 ‘조제가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조제가 신고 있는 신발 밑창이 더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였다, 깨끗한 그 상태로 책임감 있게 세상 밖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종관 감독, 남주혁과 한지민이 완성한 ‘조제’는 일본 원작 영화와는 다른 결고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결말에서 김종관 감독이 주려고 했던 메시지도 변주가 들어갔다. 그런 점이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남주혁은 “내가 ‘조제’ 원작을 봤을 때는 굳이 표현을 하자면 차가운 새벽에 만난 조제와 그 인물 같았다. 푸르스름한 해가 뜨기 전의 느낌이라면, 우리 영화는 차가운 새벽은 똑같지만 이제 막 해가 떠오르고 있고, 따뜻한 해가 떠오르고 있지만 차가운 느낌은 그대로인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주혁은 “원작에 비해서 사랑하는 과정과 이별의 순간이 집중적으로 담겨져 있지는 않지만, 우리 작품에는 사랑하는 시작점이 불분명하지만 ‘이들이 사랑하고 있구나’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별하는 순간을 보고, ‘왜?’라기보다는 ‘저렇게 물흐르듯 이별했던 적도 있나’, ‘깊게 아파했던 적도 있었나’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남주혁은 ‘조제’에 많이 몰입해 있기도 했다. 남주혁은 올애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을 비롯해 ‘스타트업’, 그리고 ‘조제’까지 다양한 작품을 소화했던 상황. 그는 지난 달 진행된 ‘조제’ 제작보고회에서 촬영기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남주혁은 “내가 올해 워낙 열심히 일했고 바쁘게 방송에 나오고 있다 보니까 ‘조제’ 제작기 영상을 제작발표회 때 처음 봤었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을 향해 달려가는 영상이 섬세하게 담겨 있다 보니까 촬영했을 때 영석의 마음이 시간의 흐름대로 담겨져 나오는 것 같아서 감정적으로 영석의 마음으로 올라오는 것 같더라”라며, “감정적으로 실수를 했던 것 같다. 죄송합니다. 감정적으로 영석에 굉장히 많이 몰입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하며 웃었다.
많이 몰입했던 만큼 남주혁에게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남주혁은 ‘조제’의 의미에 대해서 “나에게 또 한 번, 내 자신에게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들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줬던 작품이고, 그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작품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 이런 것이다라고 많이 느꼈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도 접근해봐야겠다는 것들을 많이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어느덧 배우의 얼굴을 하고 다양한 작품과 그 속에 녹아든 캐릭터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 남주혁. 정작 본인은 아직 성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지만, 배우로서 그의 얼굴이 더 좋아진 건 사실이다.
남주혁은 끝 없는 고민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배우로도 사람으로도 성장하고 있었다. 남주혁은 “사람으로서는 막연하지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자세히 풀어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내 스스로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뭘까?’라는 고민을 너무나 많이 한다. 그런 지점들이 명확하진 않다. 막연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배우로서는 “배우로서의 가장 큰 고민은 20대 배우로서 어떻게 하면 더 연기를 하면서 임하는 자세나 즐거워하는 나의 모습들, 연기하는 순간에도 잘 담겨서 대중과 관객에게 좋은 모습으로 많이 비춰졌으면 한다”라며, “남주혁이라기보다는 인물 자체로 느껴지는 게 더 컸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그게 가장 큰 고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작품, 장르들 도전해 보고 싶다. 잘해내고 싶고 내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서 만들어가면서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내가 성장했다고 지금 내가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라는 남주혁은 칭찬에 쉽게 들뜨거나 안주하지 않는 배우였다. 성장했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성장할까에 대해서 생각하는 그였다.
남주혁은 “솔직히 말하면 정말 아직도 불안하고, 작품을 만들어가는데 있어서는 너무 행복하지만 촬영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이 생각하는 편인 것 같다. 생각만 하다가 놓치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할 때는 그냥 보여지는 남주혁보다는 이 인물로서 많은 분들에게 더 각인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남주혁은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은 나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 그 마음가짐 하나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그 마음이 늘 항상 연기를 할 때, ‘이 작품으로 성공해야 해. 잘돼야 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내가 시작한 작품에 이 캐릭터가 온전히 나로 비춰지기 보다는 이 인물로 보여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랬다”라며, “너무나 좋은 선배님들과 작품할 수 있었던 순간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멋진 선배님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으면서 불안함 속에서도 선배님들의 길을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배우 남주혁의 행보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조제’는 오는 10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