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광이 아내 전성애, 딸 미자, 아들 장영과의 갈등을 해소했다.
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장도연이 스페셜 MC로 출격한 가운데, 배우 장광이 눈맞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날 장광의 딸 미자는 "너무 따뜻하고 좋은 분인데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다. 아빠를 너무 사랑하지만 자꾸 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장광은 가족들에게 '물음표 폭격기', '질문광'으로 통했다. 아내 전성애는 "눈 뜰 때부터 잠잘 때까지 질문한다"고 말했고, 미자는 "하루에 500개 정도 한다"고 덧붙였다.
미자는 장광과의 관계는 좋다고 밝혔다. 장광은 "너무 사랑한다. 지방 촬영에 가서 안 보이면 걱정된다. 그때는 톡방에서 대화도 하고 난리난다. 보고 싶다고 얘기하다가 오자마자 질문이시니까 다시 방으로 뿔뿔이 흩어진다"고 고백했다.
장광 가족의 모임이 VCR을 통해 공개됐다. 장광은 등장하자마자 질문을 쏟아냈다. 장광은 메뉴판에 적힌 내용까지 물었고, 가족들은 곧 지치고 말았다. 심지어 장광은 상대가 답을 할 때까지 질문을 던져 혀를 내두르게 했다.
미자는 장광의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도 해봤다고. 미자는 "고치려고 별걸 다했다. 똑같이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화도 안 내고 계속 웃더라. 더 세니까 안 되더라"고 말했다.
아들 장영은 장광과 대화를 자주 하냐는 질문에 "저는 식구 중에서 적극적으로 피하고 있다. 엄마와 누나보다 아버지와 대화할 기회가 적다. 직접 교류하는 일이 적다"고 답했다.
장광은 "제가 질문을 하는 게 꼭 알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서로 소통하기 위해 질문하는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날 무시하는 것 같아서 서운하고 섭섭해질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미자는 본격적인 입맞춤에 앞서 "노이로제가 걸려서 자꾸 피하게 돼서 슬프다"고 얘기했다. 전성애는 "소년 같은 모습이 살아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도를 넘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장광은 가족들에게 "점점 소외되는 느낌이 있어서 오늘 가족끼리 한번 허심탄회하게 같이 얘기를 하면 좀 더 풀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한 뒤 눈맞춤을 시작했다.
장광과 친구처럼 지냈던 미자는 눈맞춤이 시작되자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장광은 눈맞춤을 하는 와중에도 "왜 울어? 내가 뭐 많이 잘못했어?"라고 물었고, 가족들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미자는 "그것도 질문인 거죠?"라고 되물으며 해탈한 표정을 지었다.
장광은 블라인드가 올라가자마자 "이렇게 만나니까 어떻냐"고 질문했다. 전성애는 "좀 어색하고 쑥스럽고 눈맞춤을 하면서 지난날이 스쳐지나가는데 내 앞에 앉은 당신이 많이 늙었다 싶었다"며 "지금까지 41년을 살아오면서 사연도 많았었다 생각도 들고, 자기 너무 애썼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감동도 잠시, 장광은 또 질문을 시작했다. 이에 전성애는 "자기 정말 열심히 살았다. 가족들을 위해서 헌신해서 사는 거 잘 안다. 그런데 질문을 너무 많이 한다. 자기는 아니라고 하지만 가족들은 질문 엄청 많다고 얘기한다"고 입을 뗐다.
미자는 "모든 얘기를 물음표로 끝낸다. 숨을 약간 못 쉬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피한다. 아빠를 너무 사랑한다. 너무 보고 싶고 하다가도 질문이 시작되면 우리가 방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면 아빠는 혼자 강아지랑 있다. 요즘은 개한테도 질문을 하더라"고 말했다.
장광은 "어떨 때는 대답을 안 하니까 서운하다. 셋은 얘기하다 보면 말 잘하는 것 같더라. 어떨 때는 끼어들려고 해도 한마디만 하면 고개 돌리고 못 들은 체하고 그런다. 그 다음부터는 잘 안 끼어든다"며 서운해했다.
장광이 독백이라고 둘러대자, 미자는 "길 가면서 간판을 왜 계속 읽냐"고 물었다. 이어 "남산 두 시간 걷는데 몇백 개를 읽었는지 모른다. 한국말 이제 배운 어린 아이 같다"고 일침했다. 이에 장광은 "결국은 내 잘못이다. 모든 게. 혹 떼러 왔다가 혹 붙이는 느낌이다.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다"며 씁쓸해했다.
미자는 "나는 다시 태어나도 아빠 딸로 태어날 거다. 너무 완벽하다. 그런데 하나가 너무 세다. 그게 가슴 아프다.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하는데, 그게 참 아이러니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광은 "내가 호기심이 많은가 보다. 그래서 자꾸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이제는 아빠가 호기심이 있어서 물어보는 구나'라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하루에 한 명당 세 가지 질문만 하기로 약속했다.
이 가운데, 장영은 장광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장영은 "별로 할 얘기가 없다. 느끼는 게 다른 감정이다"라고 밝혔고, 장광은 장영에게 일대일 대화를 요청했다.
장광과 장영은 단둘이 마주하게 됐다. 장광은 "이제 너하고 둘만 남아서 진솔하게 얘기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아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싶었는지 묻고 싶다. 아빠와의 관계가 굉장히 껄끄럽고 단절된 게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장영은 "우리 둘의 관계가 다른 가족들과 다른 모양새를 보인다. 내가 초등학교 때 유치원 때 내 눈높이에 맞게 많은 대화를 하고 소통을 했었으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한다"고 얘기했다. 이에 장광은 "제대로 된 아빠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 몰랐다. 나도 모르게 싫어했던 아빠의 모습을 따라하게 되더라. 그런 모습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장광은 장영에게 직접 편지로 사과하고, 부자간 포옹을 한 적도 있다고. 그러나 장영은 "포옹했던 거 굉장히 많이 불편했다. 그때는 화가 진짜 많이 났었다"며 "내 감정이 해소되고 나서 차근차근 밟아가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는데 당시에는 여전히 내 감정을 읽어주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거기에 화가 많이 났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장영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 사건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가해자가 된 것처럼 사람들이 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었다. 나도 너무 어렸고 놀랬고,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했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내비쳤다.
이어 장영은 "아무도 내 편이 없는 상황에서 집에 왔는데 아빠가 나를 제일 많이 혼냈다. 그래서 내가 베개를 쥐어뜯으면서 울었던 게 기억이 난다. 나는 다시는 이 사람에게 정신적으로 기대지 말아야지 했다. 가족이라는 게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하고 욕해도 우리끼리는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된 거냐는 한마디도 없었다. 35살이 된 지금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며 응어리를 풀어냈다.
또한 장영은 "거칠고 다혈질이었던 게 정서적으로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꼈던 거다. 그래서 날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됐다. 그렇게 내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에 장광은 "너 어렸을 때 아빠가 너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장광은 "네가 그렇게 아팠다는 걸 내가 몰라서 미안하다. 그때 그걸 왜 몰랐는지 왜 못 물어봤는지. 이렇게 얘기해줘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를 대기실에서 지켜보던 전성애, 미자도 눈물을 쏟았다.
장영은 "울고 마음 안에 있는 것도 얘기하고 그러니까 개운한다"고 말한 뒤, 장광의 눈을 바라봤다. 그리고 "좀 더 다른 가족들처럼 친할 수 있었는데 '왜 나는 지금 여기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아빠한테는 그게 최선의 사랑이었다고 나중에 느꼈다"고 전했다.
장광은 "그런 아픔을 얘기해줘서 고맙다. 아직 늦지는 않은 것 같다"며 "지금부터라도 네 편이 돼주면 어떨까"라고 물었다. 이어 장광은 "나는 지금도 널 사랑한다. 아빠가 너를 사랑한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장광은 "한번 안아보자"며 포옹을 요청했다. 장광과 장영은 서로를 따뜻하게 안고 그간 쌓였던 응어리를 해소했다. 장광은 "사랑한다. 미안하다. 늦게라도 알게 해줘서 고맙다"며 장영의 등을 쓰다듬었다. 장영도 "사랑한다. 잘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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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이콘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