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을 통해 12년 전 세상을 떠난 故 터틀맨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9일 밤 첫 방송된 Mnet ‘AI 프로젝트 다시 한번’에서는 그룹 거북이가 12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펼쳤다.
2001년 데뷔한 거북이는 ‘사계’, ‘비행기’, ‘빙고’, ‘왜이래’ 등의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다. 데뷔 5년 만인 2006년 음악 방송 첫 1위를 차지한 거북이는 대중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선사했다. 하지만 2008년 4월, 리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해체됐다.
12년이 지난 2020년에도 거북이는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금비, 지이는 활발히 활동하며 행보를 이어갔고, ‘다시 한번’ 팀을 만나 “우리는 다시 볼 수 있지만 터틀맨은 다시 볼 수 없다. 3인조 완전체를 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무대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거북이가 새롭게 부를 노래는 올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가호의 ‘시작’이었다. 거북이 만의 노래로 재탄생될 ‘시작’을 위해 터틀맨의 목소리가 많이 필요했고, 하하와 금비, 지이는 터틀맨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했다. 곳곳에 남겨진 터틀맨의 흔적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특히 터틀맨의 형은 “동생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서 30kg 이상 체중 감량을 할 것을 권고 받았지만 특유의 굵직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무대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 사람들을 위해 내 갈 길 가겠다’고 했다는 걸 의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거북이의 특별한 무대를 위해 특별한 게스트도 나섰다. 바로 펭수였다. 거북이의 ‘찐팬’이라고 밝힌 펭수는 “태초부터 거북이를 좋아했다”라며 남다른 팬심을 보였다.
펭수와 금비, 지이는 거북이의 히트곡 ‘비행기’, ‘왜이래’, ‘빙고’ 메들리를 선사했다. 펭수는 터틀맨으로 변신해 거북이가 했던대로 라이브를 펼쳤다. 랜선 관객들은 펭수와 금비, 지이가 꾸민 거북이의 히트곡에 푹 빠져 추억을 돌아봤다.
이어 감동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AI 기술을 통해 복원된 터틀맨과 금비, 지이가 거북이만의 곡으로 재탄생한 ‘시작’을 부른 것. 소환되는 듯한 그래픽으로 나타난 터틀맨은 생전 모습 그대로였다.
터틀맨의 모습을 뒤늦게 확인한 금비와 지이는 울컥했지만 무대를 이어가며 담담하려고 애썼다. 터틀맨의 목소리가 무대를 가득 채웠고, 그의 흥 넘치는 퍼포먼스가 생전을 떠올리게 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무대를 마치고 터틀맨은 사라졌다. 지이는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반신반의했지만 지금까지 거북이라는 그룹의 노래를 안 부르고 살았다. 노래 연습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이 노래를 연습해서 부르기까지 터틀맨이 함께 해준다는 생각에 했다. 너무 똑같았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금비는 “사실 많이 잊혀졌다고도 생각하고 살았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고 그리워해주셔서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터틀맨의 형은 “동생을 떠나보낸 뒤 단 한번이라도 보는 게 소원이었다. 팬들을 보면서 동생이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터틀맨의 어머니는 “다시 보는 것 같아 어떤 말도 못하겠다”며 말을 잇지 못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촉촉이 적셨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