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와 이택근(40)의 날선 공방이 뜨겁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키움 유니폼을 벗은 이택근은 최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키움의 품위손상을 이유로 징계 요청서를 제출했다.
키움 허민 이사장은 지난해 6월 고양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캐치볼을 해 논란을 빚었다. 키움은 이 사건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어야했다. 그런데 1년 6개월이 지나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더욱 심각한 ‘팬 사찰’ 논란이다.
이택근은 당시 키움이 당시 상황을 촬영하고 언론에 제보한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CCTV 화면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강압적으로 관련 정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키움의 그러한 행위가 품위손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징계를 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키움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지난 9일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이택근의 주장에 반박했다. CCTV를 확인하기는 했지만 보안상의 이유였으며, 영상을 촬영한 사람이 일반 팬임을 확인하고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치현 단장이 이택근에게 관련 사실을 물어본 것도 논란 이후 6개월이 지나서 사석에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택근은 김치현 단장과의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김치현 단장이 이택근에게 제보자에 대해 배후를 물어보는 내용이 담겼다.
“후배들이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섰다”고 말한 이택근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았다.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는 키움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키움은 이택근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초 추가적인 자료를 통해 반박을 할 것으로 보였지만 일단은 침묵을 지키는 모습이다. 키움 관계자는 “사건 하나 하나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치현 단장은 지난 8일 클린베이스볼센터에서 해당 내용을 진술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치현 단장은 "앞으로도 키움은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답했다.
KBO는 클린베이스볼센터를 중심으로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징계 절차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다만 KBO가 사법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까지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키움은 필요하다하면 이택근에게 법적인 책임까지 물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절대 팬 사찰은 아니며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택근 역시 법적 공방까지 이미 각오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키움과 이택근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키움 팬들의 씁쓸함만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