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미투 피하고 코로나 만났다…'3대 영화제 수상' 거장의 고독한 퇴장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2.12 06: 52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가운데, 파란만장했던 그의 생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기덕 감독 측은 11일 OSEN에 "가족분과 확인한 결과, 외신의 소식이 맞다고 한다. 가족들도 오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라트비아 매체 델피(Delfi)는 11일 김기덕 감독이 현지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머물렀다. 이후 러시아 아트독페스트 영화제 예술감독인 비탈리 만스키가 김기덕 감독의 묘연한 행방을 쫓던 중 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

2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그물' 언론시사회에 김기덕 감독이 질문에 귀기울이고 있다. /jpnews@osen.co.kr

김기덕 감독은 환갑을 한 주 앞두고 사망했다. 이에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김기덕 감독은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했다. 김기덕 감독은 '파란대문'(1998), '섬'(2000)', '실제상황'(2000), '수취인불명'(2001)', '나쁜 남자'(2002), '해안선'(2002)',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사마리아'(2004)', '빈 집'(2004), '활'(2006)', '시간'(2006)', '숨'(2007)', '비몽'(2008)', '아리랑'(2011)', '피에타'(2012)', '뫼비우스'(2013)', '그물'(2016),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2018)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김기덕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이같은 성과를 낸 한국인은 김기덕 감독이 유일하다. 김기덕 감독은 '사마리아'로 2004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의 은곰상을, '빈집'으로 같은 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았다. '아리랑'으로는 칸 국제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거머쥐었다.
김기덕 감독은 2012년 '피에타'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은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의 최고 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필모그래피의 정점을 찍었다. 이로써 김기덕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의 영광은 계속되지 못했다. 김기덕 감독은 2018년 미투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MBC 'PD수첩' 측은 김기덕 감독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과 인터뷰를 공개했으나, 김기덕 감독은 자숙 대신 맞대응을 택했다.
김기덕 감독은 'PD수첩' 제작진과 미투 의혹을 제기한 여성들을 고소했다. 이 가운데 김기덕 감독은 아내와 이혼 절차를 밟으며, 추악한 민낯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국내 여론을 의식한 듯 해외에서 생활을 이어왔다. 2019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위촉됐고,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로 촬영된 신작 '디졸브'를 찍었다. 최근에는 라트비아에서 집을 구하고 거주 허가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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