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아가 수면제를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약 성분표까지 첨부해 우편 배송을 했다며 '밀반입'이 아니라고 밝힌 가운데 대중 역시 보아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검사 원지애)는 지난 16일 보아를 불러 조사했다. 보아는 소속사 일본 지사 직원을 통해 해외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반입하려다가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빠르게 이번 일을 해명했다. SM 측은 "이번 일은 무역·통관 업무 등에 지식이 없던 당사의 해외지사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해외지사의 직원이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의약품을 우편물로 배송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적으로 반입하려던 것이 아닌, 무지에 의한 실수였다. 직원이 현지 병원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약품을 수령했으나,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았더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SM 측은 "최근 보아의 건강검진 결과, 성장호르몬 저하로 인해 충분히 수면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아 의사의 권유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했으나 어지러움과 구토 등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다"며 "일본 활동 당시 현지에서 처방받았던 약품에 부작용이 없었던 것이 떠올랐다"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반입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대리인 수령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현지 직원이) 병원에서 확인을 받고 정상적인 절차를 받아 약품을 수령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SM 측의 해명이 전해지자 대중은 마냥 보아가 잘못했다고 하기엔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단순히 보아가 수면제 부작용때문에 힘들어하자 해외지사 직원이 일본에서 부작용 없이 먹었던 것을 보내주려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아가 밀반입할 의도가 있었더라면, 성분표까지 첨부해서 의약품을 우편배송할 이유가 없을 터. 또 수면제는 국내에서도 누구나 처방받고 어렵지 않게 복용하는 약품인 만큼 밀반입까지 감행해 먹을 이유는 없다.
다만 통관 절차를 모르는 해외지사 직원이 부주의한 실수를 일으켜, 보아가 검찰조사까지 받게 되는 문제로 커진 셈이다. 이에 보아가 '밀반입'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비난을 받기에는 다소 억지로 비춰진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선 보아의 수면제 복용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보아는 그동안 '아시아의 별'로 불리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화려했던 행보만큼 홀로 잠 못드며 힘겨웠던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최근 보아는 데뷔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해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가수였다"라며 "'고맙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가끔 나도 생각하는데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독하게 잘 해나가고 지켜오고 꿋꿋하게 살아남았을까' 싶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던 바. 지금까지 꾸준히 노력하며 달려온 보아가 이번 일을 어떻게 견뎌내고, 마무리 지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검찰은 보아와 소속사 직원에 대한 조사를 끝낸 후 범행 경위와 고의성 유무 등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SM 공식입장 전문
금일 보도된 소속 아티스트 보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당사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이번 일은 무역, 통관 업무 등에 지식이 없던 당사의 해외지사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먼저 이로 인해 팬 여러분은 물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해외지사의 직원이 정식 수입통관 절차 없이 의약품을 우편물로 배송한 것은 사실이나, 불법적으로 반입하려던 것이 아닌, 무지에 의한 실수였습니다. 이에 상세한 경위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아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성장 호르몬 저하로 인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 의사의 권유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지러움과 구토 등 소화 장애 등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고, 이러한 안 좋은 상황에 대해 해당 직원과 이야기를 나눈 바 있습니다.
이에 일본 활동 시 같이 생활한 바 있던 직원은 보아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에, 과거 미국 진출 시 단기간에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시차 부적응으로 인한 수면 장애로 보아가 일본에서 처방받았던 약품에 대해 부작용이 없었던 것을 떠올렸고, COVID-19로 인해 대리인 수령이 가능한 상황이므로, 현지 병원에서 확인을 받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약품을 수령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성분표 등의 서류를 첨부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약품 발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현지 우체국에서 확인받았지만, 해외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품이라도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한 채 성분표를 첨부해 한국으로 약품을 배송하게 되었습니다.
통관, 무역 등의 실무, 절차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의약품을 취급 및 수입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받은 이들도 사전 신고 및 허가를 얻어 수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문제성도 인지하지 못한 채, 현지 우체국에서 성분표를 첨부하면 해당 약품이 해외 배송이 가능하다는 안내만 듣고, 약을 발송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최근 수사 기관의 연락을 받은 후 본인의 실수를 알게 된 직원은 수사 기관에 적극 협조하여 이번 일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더불어 조사 과정에서 보아에게 전달하는 의약품임을 먼저 이야기하며 사실 관계 및 증빙자료 등을 성실하게 소명하였으며, 이에 조사를 받게 된 보아도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음을 말씀드립니다.
당사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직원에 대한 다방면의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보아도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께 불편을 드린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