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고’ 배재준의 복귀 논란, 9개월 자격정지로 충분했을까 [한용섭의 BASE]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2.19 08: 10

 폭행 사고로 무기한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LG 투수 배재준(26)이 팀에 복귀했다. LG 구단은 그동안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낸 배재준의 징계를 해제하고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배재준은 지난해 12월말 여자친구와 싸우다 이를 말리는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폭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KBO 사무국은 1월 3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배재준에게 40경기 출장 정지, 벌금 500만원 징계를 내렸다. 이어 LG 구단은 자체적으로 무기한 선수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자격정지가 되면, 구단의 시설을 사용할 수 없고 연봉도 지급되지 않는다. 
당시 차명석 LG 단장은 “임의탈퇴가 아닌 징계에 대한 고민을 했다. 선수의 뜻과 관계없이 구단이 엄중하게 벌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고, 무기한 선수 자격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올 시즌은 복귀가 힘들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2020시즌 개막 후 배재준은 KBO의 4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소화했다. 이후론 LG 구단의 자체 징계인 선수 자격정지가 이어졌다.
시즌이 끝나고, 배재준의 징계 해제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차명석 단장은 LG팬과 소통하는 ‘월간 유튜브 라이브’에서 “잘못을 했으면 징계를 주고, 그렇다고 선수 생명을 아예 끊을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얘기를 했다. 12월초 발표된 LG의 보류선수 명단에도 배재준이 포함돼 있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18일 “11월초 시즌이 끝나고, 선수단 정리를 하면서 배재준의 거취도 결정했다. 1월말에 징계를 내린 후 지속적으로 선수의 동향을 확인해왔다. 개인 운동을 하면서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복귀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다.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배재준은 지난 2월~10월까지 9개월 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 사이에는 일벌백계를 보여주기엔 징계 기간이 짧다는 반응도 있고, 선수 생명을 이어갈 기회는 주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사건 사고를 저지른 선수들은 일정 기간 징계를 받고서 복귀하고 있다. 앞서 LG는 2019년 2월말 음주 운전으로 임의탈퇴시킨 윤대영(개명 윤형준)을 1년이 지난 뒤 임의탈퇴에서 복귀시켰다. 시즌이 끝나고 윤형준은 이상호와 1대1 트레이드로 NC로 이적했다. SK는 2019년 4월말 음주 운전 사고를 낸 강승호를 임의탈퇴 시켰고, 15개월이 지나 올해 8월 중순에 임의탈퇴에서 복귀시켰다. 
잘못된 일탈 행동에는 응분의 징계와 책임이 따른다.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팬들의 비난은 오랜 시간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이는 감내해야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기회 자체를 받지 못한다면, 선수에게는 가혹할 것이다.
한 시즌을 쉰 배재준이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비시즌인 지금부터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야 한다. LG는 배재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서 자격정지 징계를 풀어준 것이다. 복귀 후 비난을 묵묵히 견디면서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은 앞으로 배재준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한편 2013년 LG에 입단한 배재준은 1군 통산 35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 중이다. 2019년 19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5.23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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