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가수 홍진영이 석박사 논문 표절 논란이 제기된 지 44일 만에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인 홍진영은 “앞으로 조용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미 있고 좋은 일들을 해가며 받았던 사랑을 갚아 나가겠습니다”고 말했다.
홍진영은 18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습니다.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도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홍진영의 석박사 논문 표절 논란은 지난달 5일 불거졌다. 홍진영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한 것.
이에 홍진영 측은 “홍진영은 자신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 연구 및 작성 과정에 성실하게 참여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홍진영 측은 당시 석사학위 논문 심사를 맡았던 교수님의 의견을 빌려 “홍진영이 석사 논문 심사를 받았던 때는 2009년의 일로,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 통과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카피킬러 시스템은 2015년부터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했으며 50퍼센트가 넘는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시작된 제도입니다. 해당 시스템이 없었던 2009년 심사된 논문을 검사 시 표절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심사 교수님의 의견을 전달드리며 해당 논문에서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외에 연구적인 내용에서는 홍진영은 전혀 표절하지 않았음을 아티스트 본인에게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고 해명했다.
홍진영도 논문 표절 논란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2009년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취득했습니다. 시간을 쪼개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며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입니다”라며 “지금 생각하니 제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습니다. 석사 및 박사 논문을 반납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논란은 계속 됐고, 조선대 측은 지난 15일 “홍진영의 논문이 표절이라고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 조선대학교 윤리위원회에서 표절이라는 의견을 대학원위원회에 전달한 것이다”라며 “오는 23일에 대학원위원회에서 회의를 열어 표절과 관련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이 표절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 내려진 가운데 홍진영은 꾹 닫고 있던 입을 열었다. 그는 18일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너무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라며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습니다.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제 자신을 합리화하기 급급했습니다. 제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홍진영은 “학위를 반납하면 그냥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어쩌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라며 “잘못하면 제대로 사과하고 혼이 나야 하는데 저는 반성 대신 변명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성숙하지 못했고 어른답지도 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고 사과했다.
논문 표절을 인정한 홍진영은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반성하고자 한다. 그는 “가진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앞으로 조용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미 있고 좋은 일들을 해가며 제가 받았던 사랑을 갚아 나가겠습니다”고 고개 숙였다.
신곡 ‘안돼요’로 컴백하는 날 불거진 논문 표절 논란은 조선대 측의 ‘잠정 결론’ 의견과 홍진영의 인정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불거지고 44일 만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