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쇼미9' 우승자 릴보이 "악에 받쳐 출연했는데 평화주의자 돼서 돌아왔죠"(인터뷰)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2.20 19: 36

"흑화하려고 했는데 평화주의자가 돼서 돌아왔어요."
래퍼 릴보이는 20일 OSEN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이하 '쇼미9')에서 우승한 소감을 전했다.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답장하느라 이틀째 바빠요. 하하. 사실 실감은 안 나요. 집에 왔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게 그대로더라고요."

릴보이는 10월 16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약 두 달 만에 마무리된 '쇼미9'에서 최종 우승을 거뒀다. 릴보이는 1차 예선, 60초 래퍼 선발전, 리더 선발 싸이퍼, 트리플 크루 배틀, 음원 배틀, 팀 디스 배틀, 본선, 세미파이널, 파이널 등 수많은 무대를 거치면서도 실수 없이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였다.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릴보이다. 그럼에도 정작 자신은 우승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릴보이는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저는 제 무대를 보지 못하고 다른 래퍼들이 잘한 것만 보지 않나. '하면 좋지' 이런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릴보이는 여전히 영 보스에 등극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상금 패널을 집에 들고 왔다. 그거라도 봐야 실감이 날 것 같아서. 하하. 일어나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뒀다. 아직 종이지만 보면서 마음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릴보이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파이널에서 선보인 'CREDIT'를 꼽았다. 릴보이는 "이 무대가 사실상 시청자들이 저희를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니까,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시계도 '쇼미9'가 끝나는 시간인 2시에 맞춰놨다. 여기서 '쇼미9'가 마무리되지만 이 무대는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의미가 컸다"라고 밝혔다.
릴보이는 처음 '쇼미9'에 도전할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릴보이는 "그들만의 테이블에 앉고 싶었던 욕구로 시작했다. 너무 집에서 혼자만 음악 하는 게 진절머리가 나기도 했다. 너무 갇힌 생활을 하니까 자세를 바꿔보자는 생각도 컸다. 원래 유쾌한 사람인데 혼자 있으면 별생각이 다 드니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에는 나도 순수하게 음악 할 시기는 지났고 돈만 보고 음악을 할 거라고 하면서 나갔다. 돈을 벌어오면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면서 악에 받친 채로 출연했다. 그런데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서 마무리가 됐다. 저에게 '쇼미9'는 되게 힐링이었다. 염세적이었는데 평화주의자가 돼서 돌아왔다. 저도 이럴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릴보이는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릴보이는 "이번 시즌에서는 관객들이 없어서 실감이 잘 안 나지만 너무 많은 분이 SNS로 연락을 많이 주셨다. '이 정도로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지인들과도 연락을 안 하고 지낸 기간이 긴데,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행복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지금 응원해주신 분들, 제 음악 많이 들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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