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9' 우승, 예상 못 했어요."
래퍼 릴보이는 20일 OSEN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쇼미더머니9' 우승 후 너무 연락이 많이 와서 답장하느라 이틀째 바쁘다. 집에 왔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게 그대로더라.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밝혔다.
릴보이는 지난 8일 막을 내린 Mnet '쇼미더머니9'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방송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된 릴보이는 다양한 스타일의 무대를 자유자재로 선보이며 착실히 실력을 입증했다.
"우승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는 제 무대를 보지 못하고 다른 래퍼들이 잘한 것만 보니까요. 우승까지는 생각도 못 했죠. '하면 좋지' 이런 마음이었어요."
릴보이는 아직도 '쇼미더머니9'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릴보이는 "상금 패널을 집에 들고 왔다. 그거라도 봐야 실감이 날 것 같아서. 일어날 때마다 보이는 위치에 뒀다. 아직 종이지만 보면서 마음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릴보이는 파이널에서 다른 참가자들보다 유독 긴장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데다 무대 위에서는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릴보이다. 시청자들은 릴보이가 그토록 하얗게 질린 이유를 궁금해하기도 했다.
"VCR에 숫자가 돌아가는데 그걸 보고 있으니까 너무 떨렸어요. 가격이 매겨지는 상황이 힘들었어요. 1차 때부터 그걸 보다 보니 스트레스더라고요. 옆에 메쉬베놈 씨는 선글라스 끼고 계시고, 래원이는 순둥이라서 해맑고, 스윙스 형은 원래 표정이 하나예요. 그래서 저만 긴장한 게 적나라하게 보였던 것 같아요. 땀이 계속 나더라고요."
릴보이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파이널 무대를 완벽하게 해냈다. 프로 그 자체였다. 릴보이는 "무대를 할 때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결과를 기다리거나 사람을 대하거나 그런 것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자신감이 있다기보다는 좀 더 즐기는 편이다. 음악을 할 때는 아무래도 다른 세계라고 생각해서 새로운 마음가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릴보이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묻는 말에 파이널에서 선보인 'CREDIT'을 답으로 내놨다. 릴보이는 "카메라에 다 담기지는 않았는데 '처음과 끝을 똑같이 하자'라는 발상에서 시작한 곡이었다. 이 무대가 사실상 시청자들이 저희를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니까,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계도 '쇼미9'가 끝나는 시간인 2시에 맞춰놨다. 무대 위 시계를 보면 처음 시작할 때랑 끝날 때랑 시간이 똑같다. 그 시간대를 표현하고 싶었다. 저희가 의도한 건 제 회상 같은 느낌이다. 여기서 '쇼미9'가 마무리되지만 이 무대는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의미가 컸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의 무대 중에서는 원슈타인의 '적외선 카메라'를 최고로 꼽았다. 릴보이는 "'쇼미더머니'에서 볼 수 없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기존 '쇼미더머니'는 강하고 관객을 휘어잡는 게 필요하다 보니까 다 같이 신날 수 있는 곡 위주로 준비했던 걸로 기억한다. '쇼미더머니9'은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조금 더 자기 음악을 보여주는 형태였던 것 같다. 관객이 없어서 나올 수 있는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그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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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