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릴보이 "자기 팀,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들만 모였어요"(인터뷰②)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12.21 13: 49

(인터뷰①에 이어) "자기 팀, 정말 이상한 팀이었어요."
 
릴보이는 20일 OSEN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이언티 형이 멘탈 케어를 많이 해주셨다. 기리보이는 무대를 엄청 신경 써줬다"고 전하며, 프로듀서 자이언티와 기리보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릴보이의 활약은 60초 팀 래퍼 선발전부터 두드러졌다. 릴보이는 예상보다 빠르게 들어간 비트에도 당황하지 않고 준비한 벌스를 훌륭히 소화했다. 결과는 올 패스. 프로듀서들은 릴보이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바빴다. 
그중 프로듀서 저스디스는 1차 예선 당시 릴보이의 랩을 듣고 "눈물 나게 잘하시네요"라는 반응을 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릴보이를 향한 저스디스의 호평은 60초 팀 래퍼 선발전에서도 이어졌다. 
"저스디스 씨와 나이도 같고 비슷하게 느끼는 구석이 있어서 그러시지 않았을까요. 저희 세대가 중간에 끼어 있는 세대라고 생각해요. 80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미들차일드 세대라고 해야 할까요. 형들한테는 막내고 동생들한테는 맏형인 나이라서 뭔가 애매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예전처럼 힙합을 대할 수 없고 지금처럼 힙합을 대할 수 없는, 음악적인 갈등이 심한 세대예요. 그런 쪽으로 공감이 가셔서 제 벌스를 들으면서 반응을 하셨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릴보이는 팀 자이언티&기리보이(이하 자기 팀)를 택했다. 릴보이가 자기 팀에 들어간 배경에는 의견을 편하게 내더라도 프로듀서들이 수용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무래도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사실 원래 저스디스 씨를 음악적으로 좋아해서 굴젓 팀으로 가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자기 팀이 너무 편해 보이는 거예요. 원래 제가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인데, 자이언티 형이랑 기리보이한테는 의견을 거침없이 내뱉어도 될 것 같았어요."
릴보이는 자이언티, 기리보이의 지원 사격 하에 시즌 내내 회자되는 무대와 음원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릴보이에게 자이언티는 정신적 지주였다.
"자이언티 형 성격상 곡을 빨리 끝내지 않아요. 결승까지도 2~3일 전에 곡이 완성됐어요. 그 정도로 꼼꼼하고 세심하신 분이에요. 저는 불안 증세가 심하다 보니까 무대 올라가기 전에 하얗게 질려요. 그럴 때 형이 '왜 긴장을 하냐. 왜 가사 못 외우는 척하냐'고 하면서 '잘 해낼 거다'라고 많이 다독여주셨죠. 그러면서 '평생 남는 영상이나 음악이 될 건데 마음에 안 들게 끝내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말도 해주셨고요. 엄청 도움이 됐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음악을 낼 수 있었으니까요."
릴보이는 기리보이를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릴보이는 "시즌4 때 제 의상을 두고 말이 많았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기리보이가 신경을 많이 써줬다. 무대에서 어떻게 해야 멋있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해줬다. 가사나 랩 디자인 같은 것도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릴보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이들은 자이언티, 기리보이뿐만이 아니었다. 릴보이는 자기 팀 멤버들의 열정과 선한 면모에 적잖이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슈타인과 있었던 일화를 예로 들었다. 
"'Freak'이 음원 사이트에 나온 뒤, 원슈타인과 같이 어디를 가고 있었어요. 그때 원슈타인이 음원 정산에 대해 물어보더라고요. 이 정도면 되게 잘 된 것 아니냐고 물어봐서 잘 됐다고 답을 해줬죠. 보통 그러면 돌아오는 반응으로 '저 이제 차 사야겠어요' 정도를 예상하잖아요. 그런데 원슈타인은 갑자기 '그러면 저 이제 무제한 요금제 할 수 있는 거예요?'라고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으면서도 짠했어요. 삶이 바뀌는 순간일 수도 있는데 처음 생각한 게 무제한 요금제라는 게. 진짜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더라고요. 원슈타인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 모든 팀원이 그랬어요. 경쟁 프로그램에 나왔는데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는 게, 참 이상한 팀이라고 생각해요. 하하"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Mnet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