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녀도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아닐까.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 ‘유퀴즈’는 오늘 하루 특집으로 꾸며져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자신의 하루를 전했다.
이날 출연자들 중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대기업을 퇴사하고 책방을 운영 중인 ‘음주 독서가’ 정인성 CEO였다. 그는 어느 날 출근을 하던 중 스티브 잡스의 영상을 보고 퇴사를 결심했다고 했다.
정인성씨는 “출근할 때마다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데 너의 인생을 허비하자 말라’고 얘기하더라”며 “그날 그 연설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회사를 다닐 때 정말 내 인생을 살고 있나 싶었다. 회사 다닐 때 너무 졸려서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졸기도 했다”라고 퇴사한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고 싶었다는 것.
‘대기업에 다닐 때와 지금 삶에 차이가 있느냐’는 물음에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제가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와서 행복해 하는 걸 보는 게 좋다. 이건 평생하고 싶다”고 답했다.
대기업에 다녔을 때는 새벽 5시반에 일어나 출근했지만, 청년 CEO가 된 이후 하루에 낮잠도 두 번이나 잔다고 행복해 했다.
여러 가지 분야 중 책방을 연 이유는 그가 평소 술을 마시며 책 읽기를 즐겼었기 때문. “회사에 다닐 때 회식을 하면 저는 2~3차에 가지 않겠다고 당당히 말했었다. 술을 마신 날 집에 돌아와서 뭔가 아쉬운 마음에 혼자 술을 마시며 책을 읽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책을 읽을 때 술을 마시면 집중이 더 잘 된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더 집중이 되는 듯하다”며 “책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들이 보드카 토닉을 마시는데, 저도 그 책을 읽으면서 그 술을 따라 마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신처럼 책을 읽으며 술을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같은 공간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정인성 CEO처럼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걸어나간다면 승산이 없는 게임도 아닐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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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퀴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