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또는 영향력이나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을 가리켜 ‘아이코닉하다’고 하는데 배우 유아인(35)이 딱 그렇다. 그의 동료들이 괜히 그를 놓고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다. 그가 연말을 앞둔 크리스마스 이브에 돌연 금연 선언을 했는데, 그의 굳은 결심을 흔들 듯한 거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아인의 금연 결심에 유독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독특한 ‘선언문’과 함께 올라온 사진 때문인 듯하다. 이날 유아인은 지난해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의 촬영 당시 찍었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며 일단 팔로워들의 이목을 한곳으로 모으는 데 성공했다.
단순히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런 사진들을 찍은 게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필름 카메라의 화소처럼 흐릿해 분위기가 있고, 또 어떤 사진은 정밀하고 상세한 재현 화면 같기도 하다. 해상도가 높아 마치 패션 매거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안기기도.
재미난 사진이 일단 눈길을 잡았다면, 금연을 향한 유아인의 심지 깊은 문장들이 웃음을 안긴다. “그때는 똥폼이었지. 간지럽지. 맛있어지더라. 그러니까 숨을 좀 내쉬는 것 같았다”라고 흡연에 빠진 이유부터 먼저 밝혔다.
하지만 담배 특유의 독특한 냄새 탓에 피우지 않기로 했다고. “17년 피웠나. 아이고 냄새야. 담배 냄새 떡 진 그날 밤 그 머리카락. 에이퉤. 이웃에게 간접흡연을 노출시킨 죄는 오래 살면서 달게 받겠습니다. 오래 삽니다”라고 사과했다.
유아인은 다가오는 2021년에는 금연에 성공한 뒤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저의 연초 흡연을 목격하시는 분은 제보 바란다”며 "건강하게 나를 살릴 거야. 담배연기 자욱한 삶에서 내린 최초의 결심이군”이라고 말해 읽을수록 다음 문장에는 어떤 말들이 나올지 궁금하게 만든다. 특히 “팬티 내려갑니다. 삐약”이라는 유아인의 문장이 네티즌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간 듯하다.
유아인은 그러면서 “인스타 계속 노잼이면 틱톡으로 갈아탈 테다. 근데 틱톡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 웃음을 남겼다. 유아인의 인스타 게시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진들과 글의 조합이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새 다이어리 연초 목표에나 적을 금연 결심이지만 유아인이 하면 달라진다. 그가 오랜시간 아이코닉한 배우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그것은 단순한 하나의 지위가 아니라, 일부 팬들에겐 우상과 같은 상징적인 존재가 됐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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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아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