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이 남편 강원래가 교통사고로 장애인 판정을 받은 사연부터 그 이후 자신에게 찾아온 세 가지 기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고백했다.
24일 오후 방송된 EBS1 '인생이야기 파란만장'에는 게스트로 방송인 김송이 출연해 그동안 경험한 세 가지 기적을 공개했다.
한 여성은 "16년 전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지금의 신랑을 만나 결혼했지만 임신은 생각 못했다. 그러나 임신이 됐고, 의사가 아이를 포기하라고 권유했지만 출산을 선택했다. 이 기적 같은 아이는 투병 중에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라는 사연을 보냈다.
어린이집 교사였던 여성은 "결혼 후 자연스럽게 임신 사실을 알았고, 아이를 좋아했고 너무 바랐다. 임신을 알고 하늘이 노래졌다.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그때 많이 울었다"고 했다. 여성의 고백을 듣던 김송도 눈물을 흘렸다.
MC 이재용은 "기적 얘기에 김송 씨도 빠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고, 김송은 "솔직히 기적이 굉장히 많다. 이 자리에서 다 말하면 3박 4일이 걸릴 것 같아서 3가지로 나눠봤다"며 웃었다.
김송은 "강원래 오빠와 '10년 열애, 결혼 임박' 기사가 나고 뛸 듯이 기뻤다. 남편이 클론으로 인기 스타로 활동해서 소속사에서는 절대 바깥에 소문 나면 안 된다고 입막음을 시켰다. 그런데 열애 기사가 나서 너무 행복했다. 강원래 오빠랑 결혼하는 게 소원이었고, 오빠 닮은 예쁜 딸 낳는 게 소원이었다. 그런데 3개월 뒤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났다. 한달 반 동안 의식 없이 헛소리를 할 때마다 '깨어만 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이 목뼈 3개가 부러졌는데, 목을 움직이지 말라고 머리에 못을 박는 도중 그게 너무 아파서 정신이 들었다. 어느 날, 날 알아보고 의식이 돌아왔다. 나를 비롯해 가족을 알아보고, 옆에 있는 구준엽 오빠를 알아보는 게 기적이었다. '원래 오빠 옆에서 평생 간병하면서 살겠다'고 결심했는데, 강원래가 살아난 것이 그게 첫 번째 기적"이라고 했다.
김송은 "보통 병원에서 퇴원하면 환자들이 완쾌돼 나온다. 근데 우리 남편은 장애인이 돼 나왔다. 평생 걷지 못한 채 새로 겪어가야 하는 현실 앞에서 난 자신만만했다. '내 사랑의 힘으로 간병할 수 있어'라고 했는데, 어느 날 눈을 떴더니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나 아직 젊은데 평생 어떻게 살지? 장애인 남편과 어떻게 살지?' 숨이 안 쉬어졌다"고 고백했다.
남편 강원래에 대한 원망이 올라왔다며, "만약 내가 정신과를 알았다면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살아났을 텐데, 그것조차도 말할 수 없었다.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았고, 난 천사여야만했고, 그들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살았다. 너무 벗어나고 싶고, 이혼하고 싶고, 살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송은 "술 한잔 못 마시는데 위궤양이 생겼고, 남편한테 퍼붓고 싸우면서 '이혼해 위자료 내놔! 돈내놔!'하면서 때려 부수고 전쟁을 했다. TV에 나와서는 '우리 부부 행복하게 잘 살아요 지켜봐주세요' 이랬다. 두 얼굴을 가지고 표정은 착한 척 하는게 너무 힘들었다"며 잉꼬부부 연기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한 순간에 달라졌다는 김송은 "그런데 어느 날 눈을 떴는데 이혼을 외치고 '여기가 지옥이야'를 반복했던 끔찍한 집구석이 감사함으로 바뀌더라. 사람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아 내가 여기 있어야 될 곳이구나, 내가 정말 가정을 지켜야 되고, 남편도 나도 소중한 사람이구나' 알게 됐다. 그래서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었다. 그 감사의 의미를 알게 됐다. 그게 나한테 찾아온 두 번째 기적"이라고 했다.
김송의 세 번째 기적은 시험관 아기 성공과 아들 출산이다.
그는 "세번째 기적은 2001년부터 시험관 아기를 시작했다. 시술을 열심히 했는데 한 번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굉장히 아픈 과정이었다. 이게 실패하면 정신적으로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 걸 경험하면서 모든 원망의 대상이 또 남편이 됐다. 엉덩이, 배에 아픈 주사를 맞으면서 '나 이렇게 아픈데 왜 도와주지 못해?'라고 삿대질에 쌍욕을 퍼부었고, 남편은 '때려치워 누가 아이 원한대?'라고 했다. 그래서 중단했다"고 말했다.
김송은 "그러다 정확히 5년 만에 남편이 '시험관 다시 해볼래?'라고 제안했고, 병원에선 이미 남편은 사고로 불임 판정을 받았지만 시도했다. 남편은 기형 정자였고, 나도 늙은 난자였다. 그래서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2013년 10월 병원에서 1차 혈액 검사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고, 마침 그때가 결혼 10주년이었다. '어떻게 이런 선물이 올 수가 있지' 싶었고, 그래서 태명도 선물이었다. 우리 가정에 찾아온 기적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김송과 강원래는 지난 2003년 결혼했고, 결혼 10년 만인 2013년 인공 수정에 성공해서 이듬해 건강한 아들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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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생이야기 파란만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