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및 화가로 활동 중인 솔비가 자신을 둘러싼 케이크 표절 논란에 대해 심경을 전했다.
솔비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논란이 되었던 케이크의 이미지와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먼저 솔비는 “2020년도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상처와 아픔이 가득한 한 해였다. 화려해 보이는 외면과 다르게 상처받고 미완성의 불안정한 케이크 모습은 2020년도를 겪은 현대인들의 초상이다”라며 케이크를 만들며 그 안에 녹인 의미를 밝혔다.
이어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획일화된 케이크를 보니 팝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떠올랐다. 팝아트가 가진 경쾌하고 화려한 형태의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독이 감사와 축하의 순기능을 잃어버린 환영 받지 못한 나의 케이크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프 쿤스... 표절하고 싶었다면 내가 그를 선택했을까?”라며 케이크 표절을 부정하며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솔비는 “코로나로 인해 기능을 잃어버린 세상처럼 2020년 마지막 날, 나도 케이크도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그렇게 또 한 해가 마무리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라며 자신은 물론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 환영받지 못한 것에 대해 씁쓸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솔비는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만든 독특한 디자인의 케이크를 공개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러나 곧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 작품 ‘Play-Doh’를 따라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솔비는 “해당 케이크는 아이들 클레이 놀이하는 걸 보다가 제프 쿤스의 작품을 보고 영감받아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저만의 케이크를 만들어봤어요. 참고로 저 케이크는 판매용이 아닙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실제로 온라인에서 ‘솔비 레터링’이라는 문구가 명시된 채로 판매되고 있어 거짓 해명까지 이어져 더 큰 논란으로 이어졌다.
- 다음은 솔비가 올린 글의 전문이다
Just a Cake
180(W)x180(L)x240(H)mm
mixed media on marble cake 2020
2020년도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상처와 아픔이 가득한 한 해였다. 화려해 보이는 외면과 다르게 상처받고 미완성의 불안정한 케이크 모습은 2020년도를 겪은 현대인들의 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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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획일화된 케이크를 보니 팝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팝아트가 가진 경쾌하고 화려한 형태의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독이
감사와 축하의 순기능을 잃어버린 환영받지 못한 나의 케이크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프 쿤스... 표절하고 싶었다면 내가 그를 선택했을까?
코로나로 인해 기능을 잃어버린 세상처럼 2020년 마지막 날, 나도 케이크도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그렇게 또 한 해가 마무리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
"마르셀 뒤샹은 변기를 보니 샘이 떠올랐다.
제프 쿤스는 찰흙을 보니 조각품이 떠올랐다.
난 그의 조각품을 보니 케이크가 떠올랐다.
앤디 워홀의 영상을 보니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다시 케이크를 보니 2020년 많은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2020.12.31 -권지안-
/hylim@osen.co.kr
[사진] 솔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