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먹고 가' 인순이가 자신의 슬럼프부터 코러스 후배에게 적금을 들어 준 일화까지 몽땅 풀어냈다.
3일 전파를 탄 MBN ‘더 먹고 가’에서 임지호는 “두 사람에게 올해 좋은 일 많이 일어났으면”이라고 덕담했다. 강호동은 “첫 만남 때부터 기운이 느껴졌다. 올해에도 많이 사랑해주시길”이라고 애교를 부렸고 임지호는 “사랑이 다른 게 있나 열심히 음식 해주고”라며 웃었다.
황제성의 신년 계획은 특별했다. 그는 “부끄러운데 소원 얘기해도 될까요”라며 “둘째 계획을 너무. 제가 동생이랑 나이 차가 커서 외로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강호동은 “건강한 웃음이 필요한 시기니까 건강한 웃음 많이 만들어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세 사람은 게스트를 위해 치자를 넣은 귤피차를 끓이고 감말랭이를 갖고 감설기를 만들었다. 도착한 게스트는 인순이였다. 그는 “1회 때부터 봤다. 거기가 어디지? 싶었는데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니. 정말 먹고 싶었다. 뵙고 싶었어요 보다 먼저 나왔다”라며 임지호의 음식을 크게 기대했다.
이어 그는 “화면으로 볼 때도 좋았는데 와서 보니까 더 좋다. 전 정상 가는 걸 좋아한다. 백두대간 종주 요즘에 하고 있다. 지리산도 1박 3일로 다녀 왔다. 울고 싶을 때 등산이 짱이다. 내 얼굴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운다. 산에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힐링한다”며 미소 지었다.
희자매로 데뷔한 인순이는 ‘밤이면 밤마다’ 같은 메가 히트곡을 냈지만 힘든 경험이 많았다고. 그는 “일생이 힘들었다. 잔잔한 슬럼프도 오고 큰 슬럼프도 있었다. 몇 년간 방송국에서 안 불러줬다. ‘내가 못해서 안 불러주나? 어떻게 살지?’ 싶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나도 편안한 노래를 불러야 하나 싶을 때 박진영을 만났다. 쉬운 노래를 만나야 될 것 같아 했더니 박진영이 ‘누나가 바꾸면 어떡하냐고, 누나의 소울을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데’라더라. 한 달 뒤 연락왔다. 박진영, 김형석이 노래를 다 만들고 날 불렀다. 그게 1996년 ‘또’였다. 탱크톱 입고 춤도 췄다. 기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20년간 제가 생각한 건 하나도 안 됐는데 후배들이 끌어준 건 우연히 다 됐다”며 “2~3년 활동 잘 하다가 또 정원관한테 연락 왔다. 피처링 해 달라더라. 가수는 전곡을 다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거절했는데 가사를 먼저 봤다. 내가 생각하는 친구와 조피디가 생각하는 친구를 이렇게 표현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 그게 2004년 ‘친구여’였다”고 자랑했다.
코로나19 시국에 인순이도 한 텀 쉬어가고 있다. 그는 “요즘엔 산에도 가고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강원도 홍천에 만들었다. 난 아버지가 미국인이야 커밍아웃 했더니 아이들과 가까워졌다. 지금 학교에 43명 있다. 교가처럼 생각하는 게 ‘거위의 꿈’”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인순이는 과거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유일하게 두 번 공연한 한국 가수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미국에 가기 전 신경성 대장증후군으로 많이 아팠다. 아버지 나라에 가서 노래하는 건데 많이 아프더라. 혹시 미국에서 아버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랬다. 감정을 안 섞으려고 비상구 안내판만 보며 노래했다. 감정을 내비치면 눈을 못 뜰 것 같더라”고 말해 듣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인순이는 강호동, 임지호, 황제성을 위해 특별한 미니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는 “작년엔 코로나로 힘들어했지만 올해는 배운 걸 학습 삼아 잘 해내가는 한 해가 되길. 가정마다 행복하고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인사하며 ‘행복’, ‘디스이즈 미’, ‘아버지’, ‘친구여’를 열창했다. 임지호는 그런 인순이를 위해 요리를 준비했다.
인순이는 감설기를 코러스 후배들과 같이 먹었다. 가족이라고 표현할 정도. 코러스 후배 역시 “지난해 7월에 오라고 하셔서 갔더니 1년간 제 이름으로 적금을 부었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주셨다. 코로나19 시국에 용돈 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깜짝 선물 주려고 비밀로 하셨더라. 너무 큰 힘이 됐다. 눈물만 났다”고 감동 일화를 전했다.
이어 그는 “웬만하면 ‘아버지’ 부를 때 선생님이랑 눈을 안 마주치려고 한다. 오늘도 그랬다. 2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제가 슬퍼하면 감정이 전달될까 봐”라고 말했고 인순이는 “코로나 시국 떄문에 미안하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좋아질 테니까 빨리 공연을 만들어서 무대에 서고 싶다”고 응원을 보냈다.
임지호는 인순이를 보며 “굉장히 따뜻한 분 같다. 무대 카리스마 때문에 못 느낄 수 있는데 실제로 보니 굉장히 따뜻하다”며 “엄청난 보석이 박혀 있다. 형체는 아직 완성이 안 된 거다. 노래를 통해 완성된 게 인순이”라고 치켜세웠다. “죽을 것 같아서 산에 갔다”는 말에는 “물은 기운을 빼앗지만 산은 살려준다”고 덕담했다.
인순이는 “죽을 것 같다가 산에 다녀오니까 저를 좀 찾은 것 같다. 어떤 일이 있을 떄 아프다, 힘들다 하면 끝없이 그렇게 되는데 왜 그렇게 됐을까 교훈으로 삼는다면 앞으로 좀 더 바른 길로 가지 않을까 싶더라”고 털어놨다. 임지호도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나 같이. 고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누구나 다 그렇게 산다고 고마운 생각만 한다”고 다독거렸다.
그런 인순이를 위해 임지호는 제철 대방어 요리를 준비했다. 대방어 회, 대방어 초밥, 대방어 롤, 대방어 머리 조림, 대방어 군만두, 대방어 매운탕, 대방어 내장젓갈, 대방어 튀김이 그것. 음식을 맛본 인순이는 “다른 데 가서 어떻게 먹지?”라고 말해 임지호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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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더 먹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