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세상 떠나는 동료들 너무 안타깝다"→"말이가 많다" 소신+유머 [종합]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1.01.08 18: 09

배우 유아인이 자신과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다시금 드러냈다.
유아인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바자 차이나'와의 인터뷰 일부를 게재했다.
유아인은 "이번 작품에서 태인이라는 캐릭터는 대사가 없고 대부분 표정이나 손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언어나 일상적인 생활규칙을 버리고 표현을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인데, 그럼 평소에는 태인과 비슷한지 아니면 반대인지? 태인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힘들었는지 아니면 수월했는지? 평소 말이 많은지? 언어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란 질문에 "말수가 점점 적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하는 말들의 모순과 윤리적 결함이 스스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어떤 책임도 없이 너무 쉽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말과 글의 재앙적 범람 속에서 진귀한 언어를 뱉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나와 나의 삶을 적절한 언어의 형태로 승화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또 "공인으로서 언행에 많은 제약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소리를 내면 가끔 본인에게 비난 혹은 귀찮은 상황이 돌아오는데 어떻게 가늠하는지?"란 질문에는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내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어쩌면 그딴 게 없다는 것도"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 행위는 누군가에게 칭찬 받거나 비난 받겠지만 그 일들은 내 행위의 목적이 아니다. 우상이 필요한 이들의 과한 칭송에 몸 둘 바를 모를 때도, 성가신 협잡꾼들에게 엉뚱하게 멱살을 잡혀 여기저기 끌려다닐 때도 있지만 거기 있는 것은 내가 아니다. 거기 있는 건 나와 나를 갖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빚어낸 환영에 가깝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서 NPC처럼 떠다니는 유명인들이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대담하게 활동하며 일희일비 하지 않을 수 있는 저마다의 방식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말이 길어졌다. 상처 받고 아파하고 심지어 세상을 떠나는 동료들이 너무 안타깝고 그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쇼를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실존하는 개인과 개인의 삶이 부디 어쭙잖은 쇼나 게임 따위에 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도, 당신도 승리하기를!"이란 답변을 들려줬다.
이 외에도 대다수 사람들이 추구하는 미적 감각과 기준에 대한 생각을 묻자 "확신의 불확실성만이 확실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름다움도 마찬가지다"라며 "내게도 주입되고 타고난 관념들이 있다. 어떠한 판단을 가져가기에 안전하게 느껴지거나 답이라고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는 거다. 철저히 재단된 규칙과 질서를 등지고 다른 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몸을 던진다. 신념과 정성이 있고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면 새로운 균형은 나타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유아인은 "말이가 만타(말이 많다)"라고 다소 유머가 섞인 짧은 글을 달아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 다음은 유아인 SNS글 전문
바자 차이나와의 인터뷰 일부
5.4 이번 작품에서 태인이라는 캐릭터는 대사가 없고 대부분 표정이나 손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언어나 일상적인 생활규칙을 버리고 표현을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인데, 그럼 평소에는 태인과 비슷한지 아니면 반대인지? 태인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힘들었는지 아니면 수월했는지? 평소 말이 많은지? 언어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수가 점점 적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하는 말들의 모순과 윤리적 결함이 스스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어떤 책임도 없이 너무 쉽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말과 글의 재앙적 범람 속에서 진귀한 언어를 뱉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나와 나의 삶을 적절한 언어의 형태로 승화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5.5 공인으로서 언행에 많은 제약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소리를 내면 가끔 본인에게 비난 혹은 귀찮은 상황이 돌아오는데 어떻게 가늠하는지?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내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어쩌면 그딴 게 없다는 것도.
내 행위는 누군가에게 칭찬 받거나 비난 받겠지만 그 일들은 내 행위의 목적이 아니다. 우상이 필요한 이들의 과한 칭송에 몸 둘 바를 모를 때도, 성가신 협잡꾼들에게 엉뚱하게 멱살을 잡혀 여기저기 끌려다닐 때도 있지만 거기 있는 것은 내가 아니다. 거기 있는 건 나와 나를 갖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빚어낸 환영에 가깝다. 그런 것들은 다 게임 같다.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는 화면이야 꺼버리면 그만이지 않은가. 나는 왼소리를 내지 않는 절대 다수의 대중을 더 크게 의식하고 있다. 그리고 모두를 이루는 하나하나의 사람들과 만들어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조화로운 변화의 순간을 상상하고 기대하며 소리를 낸다. 화면속에서, 무대 위에서, 거리에서. 무엇이 진짜일까? 어쨌든 이 모든 것들은 소통과 표현으로 빚어낼 수 있는 실질적이고 장기적 변화를 감지하며 화면속에 그려내는 나의 퍼포먼스다. 나는 내 행위가 다양한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다르게 이해되고 적용되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를 수렴하여 다음을 그린다. 온라인에서 NPC처럼 떠다니는 유명인들이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대담하게 활동하며 일희일비 하지 않을 수 있는 저마다의 방식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말이 길어졌다. 상처 받고 아파하고 심지어 세상을 떠나는 동료들이 너무 안타깝고 그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쇼를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실존하는 개인과 개인의 삶이 부디 어쭙잖은 쇼나 게임 따위에 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도, 당신도 승리하기를!
5.6 작품을 위해 15키로를 증량하고 SNS에서도 가장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공유하기를 좋아하지만 한국이나 아시아 혹은 전세계적으로 흐트러짐 없는 얼굴,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체중 등등 고유한 미에 대한 기준을 대다수 사람들이 추구하고 있는데 이 미적 감각과 기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고정관념에서 어떻게 빠져 나와야 하는지?
5.7 미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고정적인 한계가 없는데 유아인 씨는 미의 다양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깊은 포용성을 지닌 사람인지?
위의 두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드리고 싶다.
확신의 불확실성만이 확실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름다움도 마찬가지다. 필터 없이 내가 찍어 올린 피부 모공의 추미를 따지는 희뿌연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기는 하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연기의 방법론적인 접근을 통하고 싶다. 관념은 관념이다. 빠져나올 방도가 없다. 그러니 다른 관념을 찾거나 그려내는 게 중요하다. 자신을 깨거나 다른 자신을 깨우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변화한다. 어쩌면 비로소 성장한다. 내게도 주입되고 타고난 관념들이 있다. 어떠한 판단을 가져가기에 안전하게 느껴지거나 답이라고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는 거다. 철저히 재단된 규칙과 질서를 등지고 다른 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몸을 던진다. 신념과 정성이 있고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면 새로운 균형은 나타난다. 가늠키 어려운 인과관계로 직조된 모든 존재와 형상을 감지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들을 존중할 수 있다면 모든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 과정 속에서 세상이 폭력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고 나의 편협함에 스스로 치를 떨 때도 있지만 그런 노력은 나의 자유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러니 포기 할 수 없다.
/nyc@osen.co.kr [사진] 유아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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