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혜진에게 중독되셨으면 좋겠어요.”
10년 만에 돌아온 배우 양혜진이 ‘열일’ 중이다. 배우 이병헌, 손현주 등과 함께 1991년 KBS 공채 탤런트 14기로 데뷔한 양혜진은 결혼 이후 공백기가 있었으나 10년 만에 돌아와 쉴 틈 없이 시청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8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찬란한 내 인생’에서는 박복희(심이영)의 계모로 색깔있는 연기를 펼쳤고, 현재 방송 중인 SBS 일일드라마 ‘불새2020’에서는 이지은(홍수아)의 엄마 조현숙으로 열연 중인 양혜진.
2019년 ‘비켜라 운명아’부터 tvN ‘악의 꽃’, ‘찬란한 내 인생’, ‘불새2020’까지. 트레이드 마크인 은발을 휘날리며 쉬지 않고 연기 중인 양혜진을 만났다.
▲ “결혼 후 의도치 않게 경력 단절…이병헌‧손현주 동기들 자랑스럽더라”
1991년 KBS 공채 14기로 데뷔하면서 본격적인 연기자로 데뷔한 양혜진. 하지만 2009년 결혼을 하면서 브라운관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양혜진은 “점점 기회가 없어지고 결혼하면서 의도치 않게 경력 단절이 된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양혜진의 동기들은 쟁쟁하다. 이병헌, 손현주, 김정균, 김정난, 김선영, 최정원, 배도환, 김호진, 노현희 등이 양혜진과 함께 KBS 공채 14기로 데뷔한 것. 황금기수로도 불리는 이들과 함께 데뷔한 양혜진은 “마음 속으로 내가 동기라는 게 자랑스럽고 영광이라는 생각으로 내 동기들이라고 자랑하곤 했다”면서도 “동기들이 노력한 만큼 나는 감히 할수도 없기에 그들이 그 인기와 명성을 가질만하다고 느낀다. 그들은 더 큰 스타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뿌듯해했다.
▲ “10년 만에 복귀,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어요.”
연예계 밖에서 10여년의 세월을 보낸 양혜진. 하지만 그의 마음에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었고, 2019년 방송된 KBS1 일일드라마 ‘비켜라 운명아’를 통해 복귀하며 새로운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양혜진은 “복귀를 결정하게 됐을 때 나 자신보다 남편, 아이들이 가장 큰 응원을 해줘서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도 모니터를 열심히 해주고, 아들은 대본을 프린트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가족이 가장 큰 힘이 된다. 가족 없이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양혜진은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면서 떨리기도 했고, 계속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다. 첫 촬영을 한 뒤 내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오랜만에 하는 연기라 패턴도 바뀌어 있었다. 연기 수업을 병행하며 촬영에 임했고, 따라가고 감각을 익히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 “은발 헤어 스타일, 다시 태어나게 해준 트레이드 마크”
‘비켜라 운명아’를 통해 복귀한 양혜진은 그동안 쌓였던 연기 열정을 불태우며 쉬지 않고 ‘열일’하고 있다. ‘비켜라 운명아’ 이후 2020년에만 tvN ‘악의 꽃’, MBC ‘찬란한 내인생’, SBS ‘불새2020’ 등의 작품에 참여하며 쉴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양혜진은 “다시 시작하면서 나쁘지 않은 진행이었는데, 아직도 목이 마르다. 배우 입장에서는 감사하다. 지켜봤던 작가님과 감독님들께서 손을 내밀어주셔서 용기를 갖게 됐다”며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힘든지는 모르고 할만큼 즐겁다. 연기에 대한 배가 고파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혜진은 ‘악의 꽃’ 이후 ‘찬란한 내 인생’에서 심이영(박복희 역)의 계모 심숙을 연기했다. 이와 함께 ‘불새2020’에서는 홍수아(이지은 역)의 엄마 조현숙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MBC 저녁 일일드라마와 SBS 아침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며 하루의 시작과 끝을 시청자와 함께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의 엄마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결이 많이 다르다. 양혜진은 “‘찬란한 내인생’ 심숙은 심술보 있는 계모지만 밉지 않은 코믹한 엄마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불새2020’ 조현숙은 철이 없기도 하지만 강성진과 러브라인이 있는 여자인 만큼 어필할 수 있게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중년의 로맨스라 이번 기회를 멋지게 살려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오가며 활약 중인 양혜진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 작품마다 맡는 캐릭터에 녹아든 양혜진의 연기력도 있지만,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은발 헤어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모인다.
양혜진은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은발에 대한 신선함이 시청자 분들에게 호감과 새로운 이미지로 어필된 것 같다”며 “은발은 내게 다시 태어나게 해준 것과 다름 없다. 사실 나는 달라진 게 없는데, 은발이라는 트레이드 마크 하나로 나를 전혀 새로운 인물로 봐주셔서 내게는 굉장히 플러스 요인이 되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 “배우 양혜진에게 중독되셨으면 좋겠어요.”
10년 만에 돌아와 쌓여있던 연기 한을 풀어내며 주목 받고 있는 양혜진은 앞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그는 “젊어서 실컷 해보지 못한 연기지만 나이 든 역할도 젊은 연기자들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며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쉬지 않고 나를 필요로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양혜진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분들에게 내가 작은 희망이나 용기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2021년에도 양혜진은 ‘열일’을 이어간다. 그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도 가장 화려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며 “명리학을 공부한 친구가 2021년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사실 기대가 된다. 올해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양혜진이라는 배우에게 ‘중독’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