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인순이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N 푸드멘터리 예능 ‘더 먹고 가’에서는 임지호, 강호동, 황제성과 대방어 만찬을 즐기는 인순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임지호 셰프는 인순이를 위해 각종 대방어 요리를 준비했다. 8kg 짜리 대방어를 직접 현장에서 해체한 그는 대방어 부위별 회부터 뱃살과 꼬릿살로 만든 초밥, 매운탕, 위장으로 만든 젓갈, 대가리로 만든 조림, 사잇살 튀김, 자투리살을 모아 만두까지 정성 가득한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여 보는 이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인순이는 어머니가 해준 김치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했다. 그는 어머니에 대해 "체구가 크지는 않으셨는데 굉장히 강한 분이었다. 여장부 같은 그런 분이라 마음 한 번 먹으면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좀 힘들 때면 우리 엄마도 힘들었을 텐데 잘 견디고 나를 잘 키워주신 게 생각나서 감사하다. 엄마 편하자고 어쩌면 나의 미래를 위해서 입양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냥 남의 눈총 다 받으면서 나를 끝까지 키워주고 동생도 끝까지 키워준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인순이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가 1년 반 이상 코마 상태로 병원에 계셨다. 결국 마지막에는 집으로 모셨는데 집에서 며칠 간 있다가 제가 공연이 잡힌게 하나가 있었다. 1년 전부터 잡혔던 축제여서 고속도로 가는 중에 엄마가 임종하셨다고 연락이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가 돌아가야 하나' '무대로 가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 내가 엄마한테 간다고 엄마가 잘 왔다고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우리 엄마는 팬들과 약속 지켜 라고 분명히 했을 것 같다. 그래서 엄마 미안해 나 갔다가 얼른 올게 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아주 독하게 무대에 올라가서 평상시랑 똑같이 노래 부르고 내려오는 계단에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임종도 못지키고 가시는 모습도 못 뵈어서 너무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저는 노래 할 때 목표 자체가 그냥 엄마, 가족 부양이었다. 우리 엄마가 아플 때 큰 병원에 모시고 가야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열심히 노래했다. 그런데 돌아가시니까 그거 했다고 잘했다는 생각이 안들고 못한 생각만 드는 거다. 제 스스로도 제가 서 있기 너무 버거운 환경이었다. 그런데 흔들려도 쓰러지지 말아야 하는 제 입장도 있고 가족도 부양해야 하니까 전사가 되어 버렸다. 어머니는 '니가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는 풀도 안 자라겠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안하면 내가 쓰러질 것 같았다. 내가 나를 지키려면 단단하고 앞만 보고 가야하는 입장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제가 어머니에게 카드를 드리면서 예쁜 것 사시라고 한 적은 있어도 그 예쁜 것을 사러 함께 가지는 못했다. 나중에 그걸 알았는데 이미 어머니는 가셨다. 너무 속상하고 미안하다"고 토로해 눈물샘을 자극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더 먹고 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