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설 연휴, MBC 간판 명절 예능 ‘아육대’를 잡은 파일럿 예능이 있었다. SBS 2부작 설날 특집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가 그것. 이는 50대 스타와 20대 딸이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부녀 관계를 돌아보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봇물 터지듯 쏟아진 가족 예능 홍수 속 특별할 게 없어 보였지만 단박에 정규 편성을 꿰찼다. 이경규·이예림, 강석우·강다은, 조재현·조혜정, 조민기·조윤경 부녀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새로 투입된 이덕화, 박세리 부녀도 쏠쏠한 재미를 낳았다.
지금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경규 이예림
변함없이 가장 핫한 부녀는 이경규-이예림이다. 이경규는 지난해 KBS에서 ‘편스토랑’, ‘개는 훌륭하다’의 선전 덕에 유력한 대상 후보로 손꼽혔지만 아쉽게 김숙에게 양보했다. 하지만 채널A ‘도시어부2’를 비롯해 ‘찐경규’를 통해 화끈한 재미와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11일에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나와 딸 이예림 얘기를 꺼내 온라인을 후끈 달구고 있다. 깃발점으로 깃발을 뽑았는데 ‘결혼’이 나오자 “정말 용하다”고 말해 이예림의 결혼설을 불지피기도.
현재 축구 선수 김영찬과 공개 연애 중인 이예림은 순식간에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를 장악했다. 덕분에 ‘사랑합니다 고객님'으로 데뷔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과 ‘신입사관 구해령’ 등을 통해 배우로 활동 중인 그를 향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조재현 조혜정
배우 조재현은 ‘아빠를 부탁해’ 출연 당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데 아무래도 나와 나오면 부담스러울 거다. 그래서 많이 고민을 했고 우리 부녀가 출연을 가장 늦게 결정했다. 하지만 가족을 팔아서 장사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딸과 어색한 부분에서 변화가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진심은 통했다. 무뚝뚝하지만 딸 조혜정을 향한 아빠의 애정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고 가장 많은 공감을 산 부녀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조혜정은 ‘처음이라서’, ‘상상고양이’,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 ‘역도요정 김복주’, ‘고백부부’ 등에 캐스팅됐다.
그러나 이들 부녀에게 최악의 시련이 닥쳤다. 2018년 조재현이 미투 논란에 휩싸이자 조혜정 역시 활동을 멈췄다. 그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2018년 2월에 멈췄는데 지난 7월 ‘고백부부’의 절친 한보름의 SNS에 댓글을 달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강석우 강다은
‘아빠를 부탁해’에서 다른 아빠들이 무뚝뚝해서 리얼함을 더했다면 강석우는 스윗하고 다정한 면모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딸의 귀지를 파주는 모습, 딸의 어깨를 주물러주는 모습은 자제한 수준이었다.
이들의 다정한 케미는 광고에도 담겼다. 강다은은 아빠와 두유 광고를 함께 찍으며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자랑했고 이 기운을 이어 받아 연기 활동에 본격 신호탄을 터뜨렸다. 2019년 비가 속한 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덕화 이지현
승승장구하던 ‘아빠를 부탁해’는 강석우와 조민기 부녀가 하차하며 박세리-박준철, 이덕화-이지현 부녀를 투입시켰다. 그중 이덕화는 젊은 시절 바쁜 아빠 때문에 함께한 추억이 없는 딸이 어느새 결혼 적령기가 되었다며 더 늦기 전에 30대 딸과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보내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막내딸 이지현 앞에서 이덕화는 딸바보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딸이 선물해 준 커플 운동화를 챙겨 신거나, 딸에게 잔소리를 들어도 허허실실했다. 이지현은 도시적인 비주얼과 참한 품성으로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높였다.
2008년 SBS '애자언니 민자'로 일찌감치 데뷔했던 이지현은 '돈의 화신’, ‘기황후’, ‘드라마 페스티벌-가봉’, ‘미싱코리아’, ‘장사의 신 객주’ 등에서 배우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2016년 12월에는 5살 연상 일반인과 결혼해 이덕화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아빠를 부탁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