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선플, 악플 제가 다 읽어요. 삭제 이유는 저를 옹호하는 속수의 팬 분들과 자꾸 다툼이 나서 삭제하는 겁니다. 더 한 글도 심한 욕도 해주세요. 반성하고 새겨듣고 있어요. 편하게 DM도 주세요. 여러분과 저도 인연입니다. 다투시면 삭제합니다.”
선플, 악플을 모두 읽고 있다. 오히려 더 한 글도, 심한 욕도 해달라고 한다. 새겨 듣고 반성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쓴 소리는 이어지고 있고,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반성하고 나아지는 모습은 없다. 함소원의 SNS 세계관에서는 그가 유일신이다.
함소원이 라이브 방송은 켠다. 수많은 팔로어가 그의 방송을 보고 자신의 글을 읽어달라고 글을 마구마구 올린다. 함소원이 라이브 방송을 켜는 이유는 ‘다이어트 보조제 홍보’ 때문이다. 매일 같이 야심한 시간에 라이브 방송을 켜는 함소원은 고기부터 해산물, 라면까지 다양한 야식을 먹는다.
포인트는 ‘이렇게 야식을 먹어도 이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으면 살이 찌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라이브 방송을 할 때면 늘 다이어트 보조제를 자신의 앞에 두고 상품명을 대문짝 만하게 보여준다. 함소원의 늘씬한 몸매를 본 팔로어들은 효능, 먹는 방법 등을 물어보며 함소원에게 질문을 쏟아낸다. 함소원은 그 중 판매에 도움이 되는 댓글을 읽으며 효능을 설명하고 홍보를 이어간다.
그의 DM에도 수많은 메시지가 쏟아진다. 대부분은 다이어트 보조제 관련 질문이지만, 함소원은 걱정을 토로하는 팔로어들에게 답변을 해준다. “저는 다이어트 상담만 하는데”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함소원은 성실히 답변해주며 길 잃은 어린 양에게 등대 같은 빛을 비춰준다.
이런 걸 보면 함소원은 SNS 세계관에서 ‘소통왕’인 듯도 하다. 하지만 이는 단면적인 부분일 뿐, 함소원은 자신에게 오는 쓴 소리는 귀를 막고 있다.
함소원이 쓴 소리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아내의 맛’에서 비롯된다. ‘아내의 맛’에서 함소원은 소비를 극도로 자제, 아니 ‘혐오’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딸 혜정이를 육아하는 데 있어서는 너무 서툰 모습으로 질타를 받는다.
물론 변명은 있다. 소비를 아끼는 부분에 대해 함소원은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 회사 이름으로 100명의 아이들만 후원하자 목표를 정했는데 8월 15일 설립 이후 벌써 5명의 아이들 후원이 이뤄졌습니다. 조만간 회사 홈페이지 오픈하면 회사 후원 스토리 올려드리겠습니다”고 해명했다.
딸 육아에 서툰 부분은 자책하는 게 대부분이다. “혜정이를 낳고 자꾸 제가 작아보여요. 43살에 결혼했을 땐 경험 많고 나이 많아서 잘할 줄 알았던 건 나만의 착각이었어요. 혜정이 낳고 1부터 10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예요. 매일 배우고 또 해봐도 서툴러요”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진심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게 지금의 SNS에서 펼쳐지는 함소원의 모습이다.
최근에는 딸이 아파서 응급실을 갈 때도 그가 케어하는 부분이라고는 응급실로 향하는 차를 운전하는 것, 진료비를 계산하는 부분 뿐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적어도 자신이 작아보이지 않으려면 직접 혜정이를 안고 진료실에 들어가 의사의 소견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함소원은 그러지 않았고, 베이비시터를 통해 ‘전달’ 받았을 뿐이다. 질타가 쏟아지자 팔로어들은 함소원을 두둔했고 응원에 힘입은 함소원은 다시 다이어트 보조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패턴의 반복은 계속 된다.
아이들을 후원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는 함소원의 모습은 좋다. 하지만 구설수와 논란을 만들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판매하는 패턴의 반복은 ‘일부러 그러는건가’, ‘노이즈 마케팅인가’ 싶을 정도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진심은 통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함소원의 모습은 그가 세운 목표이자 진심인 ‘아이들 후원’이 맞는지 의문이다. 아이들을 후원하기에 앞서 딸 혜정이도 잘 케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아이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는데, 다른 아이들을 후원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이에 관한 논란이 나오면 잘 노는 아이를 SNS에서 보여주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면 안타까울 뿐이다.
71만 2천 명의 팔로어를 등에 업은 함소원은 ‘SNS 세계관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가 생각한다는 진심은 퇴색될 뿐이다. 구설수를 줄이고 세계관에서 벗어나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진심’으로 향하는 올바른 길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