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미국 야구가 멈춘 지난해 4월. 생계가 막막해진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추신수(39)가 기부에 나섰다.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에게 각각 1000달러씩, 총 19만1000만 달러 거액을 전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던 추신수가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지난 1년간 경기를 뛰지 못한 채 재정적 불안에 시달린 이야기를 전하며 추신수의 기부를 언급했다. 매체는 ‘2020년에는 데이비드 프라이스, 아담 웨인라이트, 다니엘 머피, 추신수 등 메이저리그 베테랑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귀중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신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급여가 삭감돼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박봉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1000명의 마이너 선수들이 방출됐고, 급여를 제 때 지급받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너리그 투수 에릭 렉스는 코로나19 이후 은행 분석가로 취직해 부업으로 투수 레슨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LA 다저스 외야수 앤드류 샵스는 식료품 배달과 픽업 서비스 일로 돈을 벌었다. 혹시 모를 시즌 재개를 위해 몸을 만들려 해도 코로나19로 훈련 공간이 마땅치 않아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모어 댄 베이스볼’은 100만 달러 이상 모금한 돈을 기부하며 2000명 이상의 마이너 선수들을 도왔다. 제레미 울프 홍보이사는 “당장 해결해야 할 상황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 기업과 제휴를 통해 장비와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경제 공부, 정신 건강 서비스, 주택 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도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막막하다. 미국 내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집단 면역에 도달하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2월 중순부터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더블A, 싱글A 선수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캠프부터 개막까지 뒤로 미뤄진다. 정상적인 시즌 개막, 진행이 쉽지 않다.
CBS스포츠는 ‘대부분 마이너 선수들이 1년 넘게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홈스테이 훈련으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메이저리그의 한 임원도 “우리 모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마이너와 빅리그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이를 잘 통합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같은 조직의 일부이며 그것은 우리가 이끄는 도덕의 잣대가 돼야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마이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