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쉬’ 황정민의 역습이 시작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허쉬’(극본 김정민, 연출 최규식) 9회에서는 고의원 무죄 사업의 진실을 둘러싼 한준혁(황정민 분)과 편집국장 나성원(손병호 분)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한 치의 양보 없는 수 싸움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고, 한준혁은 나국장의 치부를 들추며 은밀한 거래를 제안했다. 야망을 드러낸 그의 숨은 속내와 예상치 못한 변화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고수도(신현종 분) 의원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린 한준혁과 이지수(임윤아 분)는 밥줄 끊길지도 모른다는 걱정 대신 “꺾이지 말자”는 다짐을 되뇌며 돌아섰다. 이들의 취재 소식은 곧장 매일한국 박명환(김재철 분) 대표 귀에 흘러갔고, 한준혁은 나국장에게 소환됐다. 그는 “기사가 아니라 내가 ‘킬’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너스레 떨면서도, 매일한국과 고의원의 유착 정황을 의심했다. 그러나 나국장은 “팩트가 아니라 상상이고, 실화가 아니라 영화”라며 그가 세운 가설에 코웃음 쳤고, 이에 한준혁은 “마지막 퍼즐 조각만 찾아내면 기사 써서 제대로 한번 조져볼게요”라는 선전포고로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나국장은 금언기업 채용 비리에 관한 취재를 사회부로 넘겼고, 닿을 듯했던 진실은 미궁에 갇힌 채 한준혁의 손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윤상규(이지훈 분) 부장에 대한 믿음을 져버린 양윤경(유선 분)은 끝까지 책임지고 기사를 쓰겠다고 약속하며 끝나지 않은 활약을 기대케 했다. 그런 가운데 한준혁은 친구 서재원(정희태 분) 검사로부터 고유섭(이승주 분) 수사 문건을 전해 받았다. 그가 고의원 대신 죄를 뒤집어쓴 것은 짐작대로 확실했고, 윤부장이 검찰과 고의원 사이에서 물밑 작업을 해 온 일도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김현도(전배수 분) 형사와의 만남에서도 결정적 단서를 입수했다. 박사장 조카의 약혼자가 국회의원 아들이자 매일한국 기자라는 것. 한준혁은 앞서 주차장에서 찍힌 블랙박스 화면을 확인했고 정치부 수습기자 홍규태(이승우 분)의 실루엣이 드러나며 반전을 안겼다.
한준혁의 직진은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나국장에게 식사를 제안한 그는 “이게 금언기업 채용 비리가 아니라 우리 매일한국 채용 비리라는 것을 알아냈다”며 마지막 퍼즐 조각인 홍규태의 낙하산 인사를 언급했다. 나국장이 불안한 기색을 숨기고 반박하려는 찰나, 한준혁은 또 다른 패를 꺼내 들었다. 바로 수습기자 강주안(임성재 분)이 남긴 녹취 파일이었고, “오수연을 도려내라” 지시하는 나국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하지만 나국장은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최초 제보자 윤소희(곽은진 분)와 남겨진 수습기자들에게 돌아갈 피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눈을 질끈 감은 한준혁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스치는 것도 잠시, 그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사장님이랑 같이 식사나 한번 하시죠. 나도 15층, 그 위에 한번 올라가 봐야겠으니까”라고 선언했다.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된 한준혁과 나국장의 뜨거운 눈맞춤에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눈빛마저 달라진 한준혁의 변화는 심상치 않았다. 매일한국 박사장의 조카와 민한당 대표의 아들 홍규태, 그 주변에 이해관계로 엮인 이들의 채용 비리와 무죄 사업까지 추악한 진실의 민낯을 마주한 한준혁. 무언가 다짐한 듯 결연한 표정과 함께, 매일한국의 실세로 통하는 ‘15층’ 행을 선택한 그의 ‘빅픽처’는 무엇일지 궁금케 한다. 다시 진짜 기자가 되리라 선언한 그의 펜대를 짓누르는 권력에 맞선 한준혁의 두 번째 터닝 포인트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허쉬’ 10회는 오늘(16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seon@osen.co.kr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