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가 진경의 엉뚱한 계획부터 진기주와 황신혜 모녀의 안타까운 갈등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로 70분을 꽉 채웠다. 시청률은 29.7%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16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프로덕션 H, 몬스터유니온) 35회에서는 먼저, 예비 시어머니 정민재(진경)가 아들 우재희(이장우)와 이빛채운(진기주)의 결혼에 제동을 건 깜찍한 이유가 밝혀졌다. 전 남편 우정후(정보석)의 새 출발 프로젝트를 기획중이었기 때문. 빛채운을 키워준 엄마 이순정(전인화)과 아련한 옛사랑을 다시금 이어줄 생각이었다. 두 사람이 어려운 사돈 지간이 아니라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 관계로 발전하길 바랐고, 그렇기에 빛채운이 친모 김정원(황신혜)의 딸로 서류 정리되기 전까지, 이 결혼을 미뤘으면 하는 민재였다.
전 남편의 행복한 앞날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신을 칭찬하던 민재는 어쩐지 쓸쓸했다.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정후에 대한 미련 때문일 터. 그러나 그가 자신을 사랑한 적 없다고 믿는 민재와 달리, 정후는 하루하루 아내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깨닫는 중이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두 사람을 지켜본 순정은 민재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이는 정후뿐이라며, 아직 가슴에 남아있는 사랑을 솔직하게 고백하라고 용기를 북돋았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정후를 보고 놀란 민재가 먹던 음식을 잘못 넘기면서 아찔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그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 애증로맨스의 결말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재희와 빛채운의 결혼소식에 절망했던 정원의 양딸 장서아(한보름)는 결국 선을 넘었다. 외할머니 이춘석(정재순) 회장을 찾아가, 재희네 건축사무소에서 추진 중인 오피스텔 공사 계약 건을 가로채달라고 부탁한 것. 잘못하면 망할 수도 있다는 춘석의 우려에도 서아는 자신의 사랑을 끝내 받아주지 않는 재희에게 살짝 겁만 주겠다며 멈추지 않았다.
춘석은 이 일을 빛채운의 친부 박필홍(엄효섭)에게 맡겼다. 만약 성공한다면 그가 원하는 대로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딸에게 창피할 일이면 하지 않겠다는 필홍이었지만, 춘석의 계략에 휘말린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예비 사위 재희를 무너트리는 일에 앞장서게 됐다. 안타깝게도 계약 성사의 꿈에 부풀어 있는 재희네 건축사무소는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미리 자제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베테랑 사업가 아버지의 뼈있는 조언을 간과한 재희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 가운데, 딸보단 대표자리를 지키기로 결정한 냉철한 엄마 정원의 안타까운 행보도 이어졌다. 인턴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 빛채운과 다른 후보가 동점을 기록해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한 기회도 부여하지 않고 빛채운을 떨어뜨리겠다고 결정했다. 일전의 혼외자 논란을 의식한 처사였다.
이로써 엄마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빛채운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엄마 딸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약속도 필요 없었다. 빛채운이 원하는 건 있는 그대로 실력을 평가받고, 떳떳하게 그에 대한 대가를 누리는 것이었다. “이럴 바엔 차라리 엄마 딸로 인정받지 않는게 나을 것 같아요”라며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자꾸만 엇갈리는 친모녀의 얄궂은 운명이 안방극장을 안타까움으로 물들인 가운데, 두 사람의 관계 회복에 있어 정원의 태도 변화가 절실해 보이는 바. 대표가 아닌 엄마 정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KBS2 ‘오! 삼광빌라! 36회는 17일 저녁 7시 55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