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딸에게 하는 대사 중에 ‘뭐가 그렇게 중요하기에 연애를 안 하니?’라는 말이 있다.”
배우 윤유선이 20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간이역’(감독 김정민, 제작 유한회사 간이역,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김재경에게 그런 대사를 하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한 대학에서 결혼과 가족이라는 강의가 있다고 들었는데 (강의를 통해 배우고 느낀다는 게 왠지 좀 아쉽다.) 사랑만큼 중요한 건 없는 거 같다. 많은 청춘들이 사랑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과 대사를 짚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이돌 출신 배우 김동준, 김재경과 배우 윤유선, 허정민, 진예솔과 연출을 맡은 김정민 감독이 참석했다.
‘간이역’은 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사랑만큼은 지키고 싶은 남자 승현(김동준 분)과 남은 시간 동안 그를 지켜주고 싶은 여자 지아(김재경 분)가 만들어가는 감성 멜로.
2030세대 청춘 남녀가 연애와 결혼,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형편이고,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출산율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수치가 나왔다. 역대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요즘 같은 시대에 연인간의 사랑을 강조한 정통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 만하다.
김정민 감독은 지난 3~4년간 시나리오를 구상하다가 코로나19가 창궐한 시점에 첫 촬영을 하게돼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으로 이 어려움도 극복했다고. 이날 그는 “제 모토가 영화를 광고처럼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정에 신경을 썼다”라며 “그래도 그림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아름답게 보였던 거 같다”라고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였던 김동준, 그룹 레인보우 멤버였던 김재경이 친구에서 부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연기로 표현했다.
이날 김동준은 “‘간이역’의 대본을 보면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해봤다. 만약에 나에게 (살아 갈) 시간이 별로 없다면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나라면 어떻게 살지 대본을 보면서 고민해봤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동준은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승현이라는 사람을 통해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이 작품에 함께 임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아이돌 출신 김동준과 김재경이 공교롭게도 동시에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 데뷔에 나서게 됐다. 앞서 김동준은 2017년 공포영화 ‘데드 어게인’(감독 데이브 실버맨)의 주연을 맡은 바 있지만 온라인 개봉으로 진행됐던 바. 드라마와 예능이 더 익숙하다.
이어 김동준은 “승현이 알츠하이머를 앓아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기억을 계속 잃어버린다. 저도 많은 걸 느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주변에 돌아보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보자는 걸 말해주려는 거 같다.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고 현재를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승현과 지아가) 그런 선택을 한 거 같다”고 말했다.
김재경도 스크린 데뷔작을 내놓는 것에 “제가 처음 도전하는 영화라는 큰 의미가 있다. 이 영화를 촬영하며 배운 게 많다”며 “영화의 시나리오 자체가 제게 많은 가르침을 줘서 두고두고 기억할 거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순간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다를 거 같아서 두고두고 보려고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동준과 연인 호흡에 대해서는 “원래 친했던 사이다. 대본 연습을 할 때 막히거나 어려운 점이 생기면 바로 연락을 해서 ‘한 번만 맞춰보자’고 했었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을 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아이돌 가수 출신으로 신인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고 한다.
이에 김동준도 “김재경 누나와 10년 넘는 시간동안 알고 지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다가갔다”며 “누나와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편안했는데 첫 리딩을 할 때부터 각각 승현, 지아의 느낌을 받았다”고 연기 호흡을 자평했다.
두 사람과 함께 동찬 역의 허정민, 혜선 역의 진예솔, 그리고 지아 엄마 역의 윤유선이 시너지를 냈다. 윤유선은 이날 “요즘에 이렇게 순수한 사랑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랑 얘기”라며 “요즘 청춘들이 아름다운 사랑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 관람이 아름다운 사랑을 꿈꿔볼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가수 에일리가 특별출연해 눈길을 끈다. 이에 김 감독은 “제가 OST 작사를 하면서 생각한 가수가 에일리였다”며 “노래를 제안하면서 출연까지 성사돼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간이역’은 내달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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