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힘을 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배우 유다인은 20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 개봉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를 선택한 계기와 오정세와의 호흡 등에 대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무거울 수 있는 작품이지만 ‘희망적인 영화’라고 말하며 작품을 본 관객들이 힘찬 발걸음으로 나설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유다인 분)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극 중 유다인은 불법 파견 및 부당 해고를 앞둔 정은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유다인이 이 작품의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KTX 승무원의 복직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후였다. 다큐멘터를 본 후 이 작품에 호감을 느끼게 되면서 출연이 성사된 것. 유다인은 “이 작품을 하게된 가장 큰 이유가 KTX 승무원들이 전원 복직처리가 되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이 작품에 호감이 가게 됐다. 인터뷰에서 느꼈던 그 분들의 절박함을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만큼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유다인은 배우인 만큼 연기로 말하고 싶어 했다. 유다인은 “사실 사회문제 잘 모른다. 다큐멘터리 잠깐씩 보면서 이 작품이 다르게 와닿았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이라면 이렇게까지 ‘이거 내가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안 가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 문제, 정책적인 문제들 사실 잘 모르고 언변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나는 그걸 연기로서 표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은 말이 아닌 연기로서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특히 체력적으로 힘든 작품이었다. 한 달 동안 짧고 굵게 촬영하면서 캐릭터의 감정을 따라가느라, 또 연기하느라 육제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유다인은 “육체적으로 힘든 게 많아서 촬영 중간 틈틈이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기도 하고 병원도 많이 다녔다. 촬영하면서 병원을 가장 많이 다닌 작품이다. 마지막 날은 장례식이 마지막 장면이었는데 식중독에 걸렸다. 음식을 잘못 먹어서, 스태프들 몇 분이랑 나와 몇 몇 배우들 포함해서 식중독 걸려서 응급실 가고 그랬다. 군산에서 촬영 끝나고 바로 서울로 갔어야 하는데 너무 몸이 아파서 숙소에서 반나절 가량 끙끙 앓았다.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배우로서 완성된 작품은 늘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는 유다인이었다. 유다인은 “매 작품 다 아쉬운 점이 큰 것 같다. 저 때 조금 더 집중해서 촬영했으면 했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로 인해서 집중을 못했던 것 아닌가 아쉽다”라며, “이 작품을 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가장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이 작품에 내가 잘 쓰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라는 배우가 이 작품을 하면 잘 쓰일 것 같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도 만족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유다인은 “배우도 어쩔 수 없이 일이 없으면 쉬어야 한다. 나도 1~2년 일이 없어서 쉬었던 경험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일을 줘야 일을 하죠’라는 정은의 대사들이 와닿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어째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잘할 수 있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하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너무 크게 ‘이게 내 인생의 전부야’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오정세와는 지난 2014년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에서도 만난 바 있다. 유다인은 촬영 현장에 대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다 오정세 선배님 덕분인 것 같았다. 내가 무거운 캐릭터라서 그런 역할을 못했는데 오정세 씨가 옆에서 계속 즐겁헤 해주고 내가 못 챙기는 조연 분들도 다 챙겼다. 오정세 씨 덕분에 되게 즐겁게 촬영했다”라며 웃었다.
또 동료 배우로서 바라본 오정세의 가장 큰 장점에 대해서는 “오정세 선배의 장점은 너무 많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디어도 많다. 현장에서도 정말 편안하게 해준다. 상대배우를 정말 편안하게 해준다. 내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했던 이야기가 있는데 ‘모든 촬영장에 오정세가 있어야 한다’고. 그 정도로 아이디어가 많다”라며 칭찬했다.
이어 유다인은 “(오정세와) 주로 ‘어떻게 살고 있냐?’는 이야기를 했다. 개인적으로는 오정세 씨가 이 영화를 한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 홍보 활동에도 참석해주고 해서 그것도 고마웠다. 이 영화로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아서 고마웠다”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어두운 소재를 다룬 영화인 만큼 더 조심스러울 수 있겠지만, 유다인은 개봉 자체에 감사했다. 유다인은 “개봉하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개봉 시기가 아니더라도, 개봉 이후에 극장에서 내려가더라도 관객 분들과 만나서, 내가 이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나 위로받았던 것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봉 시기를 떠나서.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에 대해서는 “나는 이 영화 마지막에 끝나고 나서, 영화 전체적으로는 힘든 이야기를 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마지막에 관객들이 극장을 나갈 때는 힘을 받고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는 발걸음이 힘찰 것 같다고 생각했다. 힘을 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유다인은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관객들에게 희망적인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그는 “일단 마지막은 희망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희망적인 영화가 조금 용기를 갖게 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객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어떤 난관에 부딪혀도,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어떤 부정적인 말을 하든 내가 나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그러면 된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유다인의 새로운 얼굴, 더 깊어진 연기를 볼 수 있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오는 28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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