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연예인보다 인기 BJ와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SNS 엔터테이너들의 영향력이 더 커진 세상이다. 이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매일매일 기사로 쏟아진다. 눈살 찌푸려지는 촌극이 쏟아지고, 가슴 훈훈한 미담도 있다. 아직까지는 촌극 쪽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 19일 또 하나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아프리카TV BJ 감동란이다. 부산의 한 식당에서 성희롱을 당해 분노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감동란TV’에 ‘레전드 과학 시간’이라는 영상을 게재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식당 직원들이 “(무슨 저 따위의)옷을 입었냐” “바지 안 입은 거 같던데” “티팬티 입은 거 아닌가? 아이고 세상에” “가슴도 만든 가슴이고, 음식 보려고 하는데 자기 가슴 보려고?”등등의 뒷담화를 하는 게 포착됐다.
카메라는 돌아가고 라이브는 진행중이었으니, 이를 모르는 식당 직원들은 제대로 몰래카메라(이하 몰카)몰카를 당한 셈이다. 이런 류의 SNS '자리비움' 라이브가 의도치 않은 성희롱 범죄를 적발한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의 라이브 채팅이 고발 창구가 되는 것도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감동란은 식당 관계자들을 불러 “왜 내가 여기 와서 돈 주고 욕을 먹어야 되느냐. 지금 왜 내가 그런 소리를 들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티팬티 입은 거 아니고 지금 일부러 다들 회사 가시고 아무도 안 올 시간에 와서 식사한 건데 내가 왜 욕을 먹어야 되느냐. 손님 없을 때 이렇게 험담을 해도 되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직원들의 뒷담화와 달리 감동란이 밝힌 뒷처리는 깔끔했다. 식당 관계자의 사과를 받은 뒤 음식값을 치렀고 자막으로 ‘티팬티 안 입었다. 심지어 속바지 입음’이라고 썼단다. 당연히 화날 일이고 사과 받아 마땅했다. 노출 정도가 욕할 정도로 꼴불견이었으면 입장을 거절해야했을 식당 측이 음식 판 뒤에 손님 뒤에서 성희롱 뒷담화를 펼친 건 무릎꿇을 일이 맞다.
댓글 여론은 마냥 호의적이진 않다. 노출 심한 의상으로 스튜디오도 아닌 일반 식당에서 라이브를 진행한 건 잘못이라는 일부 지적도 눈에 띈다. 몇몇 BJ와 유튜버의 무분별한 19금 라이브들이 논란을 빚는 현실 때문에 감동란이 여론의 100% 공감을 못얻은 셈이다.
이에 비해 하루 전 날 유튜버 햄지가 겪은 수난사는 그 의미와 격을 달리한다. 햄지는 요즘 도를 넘은 중국의 '큰 나라 텃세'와 '김치는 중국 음식' 주장에 맞섰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햄지는 "이번일로 중국플랫폼 쪽 협력사와 계약 해지됐다"며 "김치를 중국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 중국분들도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하여 중국음식을 한국음식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감동란 쪽 어그로보다는 햄지 쪽 돌출이 뒷맛은 훨씬 개운하고 산뜻한 느낌이다. /mcgwire@osen.co.kr
<사진> 감동란TV 캡처, 햄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