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개천용들이 정의구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연출 곽정환, 극본 박상규) 19회 시청률은 6.1%(2부,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순간 최고 시청률이 6.8%까지 치솟으며 호평을 이어갔다.
이날 개천용들은 정·재계에 깊게 박혀 있던 악의 뿌리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박태용(권상우 분)이 위험을 감수하고 건넨 문건으로 장윤석(정웅인 분)이 적폐를 청산하면서 정의구현에 한발 다가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강철우(김응수 분) 시장이 소유한 사학재단의 비리를 파헤치기 시작한 개천용들은 은폐된 진실을 쫓았다. 장윤석의 욕망을 이용하기로 한 박태용은 정계로 갈 수 있는 카드를 쥐여 줄 테니, 가족을 배신하라는 제안으로 그를 다시 흔들었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박태용의 선택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게 될지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서로 다른 길을 택한 박태용과 박삼수(정우성 분)의 갈등이 깊어졌다. 박태용은 장윤석과의 관계를 오해한 박삼수에게 출세 욕심을 버려야 조기수(조성하 분)와 김형춘(김갑수 분)을 잡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 박태용은 박삼수와 함께 엘리트 집단을 이기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나도 이기고 싶다. 변호사님이랑 방법이 다른 것뿐이다”라며 확고한 견해 차이를 내비쳤다. 두 사람 사이에 켜켜이 쌓인 오해를 단번에 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박태용 변호사의 진심, 장윤석 검사의 진짜 목적은 뭘까”라며 고뇌하던 박삼수는 파트너를 믿어보라는 이진실(김혜화 분)의 충고에 마음을 다잡았다.
김형춘도 반격에 나섰다. 장윤석에게 자신의 약점을 쥐고 있는 박태용, 박삼수, 이유경(김주현 분)을 최대한 잔인하게 정리하라고 한 것. 김형춘의 재판거래 문건을 확보한 장윤석은 또다시 거래를 제안했지만, 그는 장인 강철우 시장의 재산 내역 문건이 자신의 손에 있음을 상기시켰다. 갈등하던 장윤석은 결국 김형춘에게 압수 수색 영장을 건네며 통쾌한 반전을 안겼다. 그는 “증거가 이렇게 많은데 검찰이 가만히 있으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나라는 이제 저한테 맡기세요”라며 더 큰 욕심을 드러냈다. 고군분투 끝에 비선 실세 김형춘과 대법원장 조기수를 검찰에 소환시킨 개천용들은 적폐 청산에 성공했다. 나아가 서슴없이 악행을 저질렀던 강철우 시장을 대권에서 낙마시키기 위해 승운 재단 비리 추적에 박차를 가했다.
한편, 박태용은 과로사한 엄승택(이준석 분)의 목숨값이 고작 50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학교에서 은폐하고 감춘 진실들을 모으기 시작한 개천용들은 학생들의 취업 증명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사청탁부터 수상한 돈의 흐름까지 재단에 숨겨진 비리는 상상 이상이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큰 리스크를 안게 되는 상황에서 박태용은 장윤석 검사의 시기와 질투심을 이용한 협상에 나섰다. 장윤석에게 엄승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꺼내놓으며 그의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부탁한 박태용. 장윤석은 가족을 배신하라는 당돌한 제안에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박태용은 “가난한 사람들의 꿈. 장 검사님이 지켜주세요. 진짜 검사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정계로 가세요”라는 결정적 승부수를 던지며 결말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엄승택의 죽음으로 돌아본 매서운 현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국가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4대 보험도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처지를 회사와 학교는 악용했고, 죽음의 대가로 남겨진 돈까지 가로채는 모습은 분노를 일으켰다. 엄승택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가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본 박태용. 소박한 꿈마저 가난이라는 틀에 갇혀 이루지 못했던 이들의 억울함을 박태용과 박삼수가 풀어줄 수 있을까. 기울어진 현실에도 희망이 피어오를 길 바라는 개천용들의 정의구현 역전극, 그 뜨거운 최종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날아라 개천용’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