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쉬’ 매일한국 15층의 문이 열렸다.
지난 2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허쉬’(극본 김정민, 연출 최규식, 제작 키이스트 JTBC 스튜디오) 11회에서는 한준혁(황정민)과 그의 새로운 파트너인 안지윤(양조아) 대표 사이에 은밀한 거래가 오갔다. ‘노게인 노페인’을 지우기 위해, 한 프랜차이즈 분식집 점주의 갑질 논란에 불을 지핀 매일한국의 기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함께 사건을 취재한 이지수(임윤아)와 최경우(정준원)는 뜻밖의 후폭풍을 맞으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한패를 이룬 한준혁과 안대표의 모습에 ‘H.U.S.H’ 멤버들의 배신감은 더욱 깊어졌다. 양윤경(유선)은 안대표의 거침없는 행보를 의심했고, 김기하(이승준)는 숨은 꿍꿍이를 밝히겠다며 열정을 가동했다. 따가운 견제와 감시의 시선에도 안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도 ‘꽃길’ 한번 걸어 보리라 변화를 결심한 한준혁에게 “안개 낀 날 꽃구경 갈 순 없잖아요. 매일한국 앞에 낀 안개만 걷어주세요”라며, “‘노게인 노페인’만 확실히 지워주시면 꽃향기는 맡게 해드릴게요”라고 숨은 본색을 드러냈다.
한준혁은 안대표로부터 “네비(내비게이션) 찍어드립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와 함께, 분식집 사장과 아르바이트생 사이에 벌어진 칼부림 사건 기사를 받았다. 꽃향기 대신 수상한 냄새가 진동하는 기사는 편집국장 나성원(손병호)에게 전달됐다. 나국장은 사회부 양윤경 부장과 디지털 매일한국 엄성한(박호산) 국장을 소환해 각 부서의 공동취재를 지시했다. 어떤 ‘논조’로 진행해야 할지 묻는 두 사람에게 “오로지 팩트에 근거해서 옳은 건 옳고, 아닌 건 아니라고 쓰면 되는 거지”라며, 이지수와 최경우를 담당 기자로 지목하는 나국장의 의중이 궁금증을 더했다.
양윤경과 엄성한은 같은 사건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엄부장은 사장의 편에서, 양부장은 아르바이트생 편에서 취재하라며 선명하게 대립 된 논조를 세웠다. 이지수와 최경우는 취재에 나섰다. 최경우는 임금 체불과 근로 계약서 미작성 등을 문제 삼으며 사장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지수는 “난 단순히 고용 관계가 아니라 세대 차이로 봤어”라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문을 여는 곳마다 물음표 투성”이라며 자신들에게 취재를 맡긴 나국장의 속셈도 의심했다. 그런 가운데 한준혁이 이지수를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에게 이지수는 의심의 눈빛을 보였고, 한준혁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라며 취재된 팩트만 쓰라는 의미심장한 조언을 남기고 떠났다.
결국 나국장은 아르바이트생을 옹호하는 최경우의 기사를 선택했다. 이어진 나국장과 안대표의 대화에서는 이것이 이미 예정된 결과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바로 이번 취재는 ‘노게인 노페인’을 잠재우기 위한 계획 중 하나였던 것. 최경우의 단독 기사가 실리자 김사장을 향한 비난과 분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센 여론몰이에 이지수는 불현듯 아버지 이용민(박윤희) PD가 겪었던 과거의 일들을 떠올랐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날 밤, 김사장은 어느 고층 건물의 옥상 난간에 올라섰다. 이지수는 온 힘을 다해 매일한국 ‘15층’을 향해 뛰어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자신에게 너무도 높고 단단한 벽에 부딪힌 이지수는 주저앉았다.
그 순간 서서히 열리는 문틈 사이로 한준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뜨거운 눈맞춤과 함께, 위태로운 김사장의 모습이 교차되며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안대표가 손끝에서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매일한국에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완전히 등 돌리고 떠난 줄 알았던 한준혁의 움직임도 수상했다. 돌연 이지수를 찾아와 “큐대 어설프게 휘둘렀다간, 당구대가 찢어져 버리거든. 공이 당구대 밖으로 떨어져 나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며 귀띔한 의미는 무엇일까. 위기의 끝에서 ‘15층’의 문을 연 그의 등장도 반전을 안겼다. 6년 전 한준혁과 이용민 PD의 사연을 재현하며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다시 나타난 한준혁이 이번 사건을 해결할 ‘핵심 키’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허쉬’ 12회는 23일 밤 11시에 JTBC에서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