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우승 이후 한동안 우승에 목말랐던 김시우(26, CJ대한통운)가 우승 물꼬를 다시 텄다.
김시우는 한국시간 25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 있는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 달러=약 73억 9,800만 원, 우승 상금 120만 6,000달러=약 13억 3,1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1타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고른 성적을 낸(66-68-67-64타) 김시우는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으로 가는 길이 순조롭지 못했던 것은 2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의 신들린 플레이 때문이었다.
캔틀레이는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11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순위도 수직상승해 18번홀을 마쳤을 때 리더보드의 맨 위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캔틀레이는 3라운드까지의 중간합계가 두드러지지 않아 챔피언조보다 6개조나 앞서 최종라운드를 펼쳐야 했다. 그 때문에 단독 선두로 홀아웃을 하고 나서도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마칠 때까지 연습장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사이 김시우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갔다.
모두 4차례의 2연속 버디 행진이 이어졌다. 4, 5번, 7, 8번, 10, 11번홀에서 연속 버디가 터졌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엄청난 집중력을 보인 김시우는 파5 16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이미 경기를 마친 캔틀레이와 동타를 만들어 놓았다.
이윽고 파3 17번홀. 티샷한 공이 홀컵에서 6미터가량 떨어져 있었다. 김시우의 퍼터를 떠난 공이 부드러운 포물선을 그렸다. 잠시 속도를 줄이는가 싶더니 그림처럼 홀컵에 뚝 떨어졌다. 김시우는 주먹을 불끈 쥐며 우승을 확신했다.
차분하게 18번홀을 파로 마친 김시우는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의 성적으로 개인 통산 3번째 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만의 우승이다.
길다면 긴, 우승 없는 시간을 보낸 김시우는 “그 동안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 기회를 우승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오늘은 다른 선수의 플레이에 신경 쓰지 말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기쁘고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