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속에 방송중인 SBS 음악다큐 예능프로그램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이하 '아카이브 K') 음원이 발매된다.
지난 24일 방송된 '아카이브K'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춤꾼들의 출발점이 된 이태원 문나이트를 조명했다.199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 넘버들이 방송과는 또 다른 사운드로 발매되는 것.
현진영 '슬픈 마네킹', 클론 '꿍따리 샤바라', 룰라 '날개잃은 천사', UV (feat.H2O) 'Go! Go! Go!'가 해당 곡들로 25일 정오 모든 음원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1990년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했다. 록과 발라드, 재즈와 힙합 등이 상륙하고 유행했다. 그 중 이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은 댄스 음악이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음악계는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겪었고, 댄스 음악은 대중문화의 주도권을 잡았다.
팝 가수들에게서나 볼 수 있던 화려한 안무를 이 땅에 안착시킨 건 음지의 춤꾼들이었다. 그들은 미군방송인 AFKN에서 본 팝 스타들의 뮤직 비디오를 참고 삼아 새로운 춤을 연마했다. 그렇게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는 장소는 이태원의 전설적인 클럽 ‘문나잇’이었다. 미8군, 그 중에서도 흑인 병사들이 주로 모이던 이곳은 어느 순간 한국의 춤꾼들이 모이는 곳이 됐다. 양현석, 이주노, 현진영, 클론 같은 90년대의 대표적 댄스 가수들이 문나잇에서 ‘쇼다운’을 벌이며 서로의 춤솜씨를 뽐냈다. 댄스 뮤직 붐이 불자 그들의 무대는 지하의 작은 클럽에서 방송국 무대로 옮겨졌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대중음악계를 수놓은 스타들의 고향이었다. 기존의 나이트클럽과는 다른 음악에 맞춰, 미국의 최신 댄스를 몸으로 소화한 이들이 모이던 작은 클럽이 한국 댄스 음악의 성지가 됐다.
춤꾼과 디제이들이 만들어낸 90년대 댄스 음악은 한국 음반 시장에 밀리언셀러의 시대를 열었다. 이전의 어떤 가수나 제작자도 맛보지 못했던 달콤한 성공을 누렸다. 음악 미디어의 중심은 라디오에서 완전히 TV로 넘어갔고, 음악 소비의 축은 10대와 20대로 이동했다. 그 화려했던 시대의 이면, 한국의 댄스와 사운드를 업그레이드하기까지의 치열함,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로 댄스 혁명기를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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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카이브 K'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