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부 무대(중국 리그 포함)에 데뷔한지 7년차 프로게이머가 됐다. 2021시즌부터 KT 소속으로 활동 중인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의 이야기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현 T1)에 입단했을때, 만 17세에 불과했던 강선구는 이제 자기보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당시의 ‘페이커’ 이상혁처럼 팀의 살림꾼 역할을 맡고 있는 상태다.
2021시즌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 복귀하기 전까지 강선구의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일본 무대를 도전한 강선구는 2020년 모두 아쉽게 우승에 실패했다. 그래도 당시의 경험이 자신감 및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듯하다. 아직 스프링 시즌 초반이지만 강선구는 ‘유칼’ 손우현, ‘도란’ 최현준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 24일 통신사 라이벌 T1을 상대한 2021 LCK 스프링 1라운드 경기에서 강선구는 명예로운 별명인 ‘다크나이트’에 걸맞게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1세트에서 T1의 봇 라인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의 거센 압박을 파악한 강선구는 2, 3세트에서 적극적인 개입으로 포인트를 따냈다. 강선구가 획득한 포인트를 바탕으로 KT는 딜러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
패기 넘치는 T1 봇을 상대로 강선구의 ‘여우같은 플레이’는 제대로 급소를 찔렀다. 노련한 강선구는 1세트 패배 이후 피드백에서 T1의 공격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강선구는 “경기 시작 전에 맵을 넓게 보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적의 압박을 역으로 이용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동선을 수정한게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맏형 듀오’인 ‘쭈스’ 장준수와의 연계도 이번 경기에서 빛이 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강선구와 장준수는 손을 잡고 적극적으로 KT의 운영에 혈을 뚫었다. 특히 2세트의 릴리아-렐의 호흡은 역전의 시발점이 됐다. 팀 운영의 구심점으로 자신과 장준수를 꼽은 강선구는 “맏형 느낌으로 동생들을 이끌고 있다. 최대한 팀워크를 맞추려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오는 28일 KT는 디알엑스와 시즌 5번째 경기를 치른다. 디알엑스의 핵심을 ‘표식’ 홍창현으로 꼽은 강선구는 “내가 수싸움을 이겨야할 것 같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다만 강선구는 “나보다는 라이너들을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라이너들의 폼이 현재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은 조력자 입장에서 팀 승리를 위해 힘쓰겠다는 생각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강선구는 이번 시즌에 대해 “개인적, 팀적으로 중요하다. 꼭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돌아온 LCK 무대에서 노련하게 활약 중인 강선구가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