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나라가 ‘암행어사’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악과 마주한 ‘청춘 다모’ 홍다인 그 자체로 분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무르익은 연기력과 몰입을 부르는 눈빛으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암행어사’의 심장 쫄깃 쪼는 맛을 제대로 살리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점령했다.
권나라는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암행어사’에서 아버지 휘영군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는 관찰사 김명세의 감영에 잠입한 홍다인의 '직진 활약'을 완벽하게 빚어냈다.
다인은 김명세(김명수 분)의 집에 책비로 입성했다. 다인은 명세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아버지 휘영군의 억울한 죽음과 이를 묵인한 채 창질에 걸려 괴로움 속에 살아온 명세의 상황을 비유하는 임금과 신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의 양심을 흔들었다.
다인은 제 발이 저려 칼을 들고 금방이라도 베어버릴 듯 분노하는 명세 앞에서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똑바로 그의 눈을 바라보며 “휘영군이 죽던 그 날, 영감을 괴롭히는 그 기억 때문에 고통스럽지 않느냐. 망가지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이제 그만 진실을 말해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다인은 방에서 휘영군의 물건, 옥로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역적에 몰렸다. 다인은 자신을 몰아세우는 김만희(채동현 분) 앞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은 채 ‘팩폭’ 발언을 날리며 ‘서릿발 다인’의 매력으로 극의 텐션을 이끌었다. 다인은 “한양에 있을 때 고관대작들에게 받은 옥로만 수십 개다. 그러고 보니 영감도 제 손님이지 않았습니까?”라고 반격에 나서 만희를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다시 옥에 갇힌 뒤,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명세를 향해서는 “또다시 그들의 졸개가 된다면 영감의 남은 생애마저 피로 얼룩질 거다”고 꾸짖으며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권나라의 무르익은 연기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암행어사’의 쪼는 맛을 흥미진진하게 살린 가운데, 이날 방송에선 휘영군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베일을 벗으며 ‘역적의 딸’ 다인의 운명을 둘러싼 전개가 더욱 거세게 휘몰아칠 것을 예고했다. 다인의 아버지 휘영군을 죽음으로 몬 배후는 영의정 김병근(손병호 분) 일파였으며, 명세는 죽은 휘영군의 품안에서 역적이 아니란 사실을 입증할 서찰을 찾았지만 이를 몰래 숨겨온 과거가 드러난 것.
다인이 결정적 증거를 손에 넣어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원을 직접 풀어줄 수 있을지, ‘완성형 다모’ 다인의 활약에 더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방송 말미엔 참형 위기에 처한 다인과 그를 구하기 위해 망나니와 포졸로 변신한 어사단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 어사단이 이 위기를 어떻게 타파해갈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권나라는 용기와 패기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악과 마주한 다인의 모습을 당차면서도 섬세한 연기로 빚어내며 긴장감을 유발했다. 단단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진실을 묻고, 비겁함을 지적하는 장면들은 시청자들이 절로 다인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했고, 진심을 담은 눈빛과 무르익은 연기력은 ‘쪼는 맛’을 제대로 선사하며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암행어사’의 남은 여정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확실한 존재감과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는 권나라가 베일을 벗은 휘영군의 진실 앞에서 또 어떤 홍다인의 매력을 꺼내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암행어사’는 매주 월~화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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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암행어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