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은 올 시즌 어떤 보직을 맡게 될까.
안우진은 지난 시즌 선발투수의 꿈을 잠시 접어두고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선발투수로 뛰기 전에 불펜에서 투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손혁 전 감독의 권유에 필승조로 뛰었다.
결과적으로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42경기(36이닝) 2승 3패 1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하며 데뷔 후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우진이나 키움 구단이나 장기적으로는 선발진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다. 손혁 전 감독은 “안우진이 궁극적으로는 선발투수로 뛰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고, 안우진도 “2~3년 정도 불펜으로 던지다가 좀 더 성장했을 때 선발투수가 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올 시즌 새롭게 키움 지휘봉을 잡은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의 보직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키움은 선발투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외국인투수 브리검이 교체된 변수가 있지만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요키시와 재계약하는데 성공했고 새 외국인투수 스미스를 영입하면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최원태-이승호-한현희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부상만 없다면 만족스러운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그렇지만 선발투수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특히 지난해 선발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고생한 키움은 선발투수 뎁스를 강화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변수가 생긴다. 안우진을 비롯해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들을 순서에 상관없이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준비시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우진이 그동안 잦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선발 전환은 다소 조심스럽다. 안우진은 KBO리그 3시즌 동안 9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다. 2019년 선발투수에 도전했지만 철저한 관리를 받았음에도 부상에 고전했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은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보직을 정하고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하기 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인 안우진은 지난해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키움에 또 한 명의 파이어볼러 유망주 장재영이 합류한 올해 안우진은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