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도전이 무산된 나성범이 연봉으로 아픔을 보상 받았다. NC 다이노스는 나성범 지키기를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NC는 지난 29일 2021시즌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간판 스타이자 올 겨울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나성범은 지난해 연봉 5억 원에서 56%인상된 7억8000만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이로써 나성범은 팀내 비FA 선수 역대 최고액이다. 이호준 타격코치의 7억5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나성범은 130경기 타율 3할2푼4리(130경기 170안타) 34홈런 112타점 OPS .986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꿈으로만 간직해 왔던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구단의 동의 하에 포스팅시스템을 신청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특별한 계약 제의를 받지 못하면서 NC로 리턴했다. 지난 2019시즌 당했던 무릎 부상에 대한 우려와 외야 수비 여부, 높은 삼진 비율 등의 단점들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구단의 역사와 함께 성장하며 상징성 있는 선수가 된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의 아픔을 뒤로하고 다시 시즌에 집중한다. 지난해보다 더한 동기부여의 요소가 생긴 나성범이다.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다면 대졸 8년차 자격을 채우고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또 한 번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는 있지만 여러모로 쉽지 않다. 나이적인 부분이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 완전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2022시즌이 지나야 한다. KBO 규약 제162조 FA 자격조건 5항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해 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경우 고졸 선수처럼 9시즌을 채워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접고 국내 잔류를 택한다면 FA 대박은 기정사실이다. 생산력으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NC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이기에 구단 역시 그에 걸맞는 돈을 준비해야 한다. 당연히 시장의 관심도 받을터.
물론 올해 시장에는 김현수(LG), 손아섭(롯데) 등이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고 시장에 나선다. 나성범과 같은 외야수이자 좌타자, 그리고 나이대도 비슷하다. 시장에 비슷한 매물들이 많기에 경쟁력 부문에서 떨어질 수 있지만 기준이 될 수 있는 바로미터도 생긴다.
NC는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실패를 보듬으면서 올해 이후 FA까지 대비하는 연봉을 안겼다. 인상률 면에서는 송명기(307,4%), 강진성(215.8%)에 이어 팀 내 3번째다.
최근 3년 간 연봉 추이는 5억5000만 원→5억 원→7억8000만 원. FA 등급제 상에서 나성범은 A등급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A등급의 FA 보상 규정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직전 시즌 연봉의 200%, 혹은 보상 선수 없이 연봉의 300%다. 보상의 문턱이 높은 만큼 이적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 타 구단이 나성범을 영입할 경우, 최소 보상 금액만 15억6000만 원이다. 부담 가는 금액인 것은 사실.
NC는 나성범의 아픔까지 보듬으면서 FA까지 대비해 확실한 방어 장막을 쳤다고 볼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