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손헌수, 슬리피가 '쩐당포'를 찾았다.
30일 오전 방송된 SBS Plus '쩐당포'에는 '트로트로 돈 벌고 싶어요'라며 짠내 듀오 손헌수와 성원이(슬리피)가 출연했다.
손헌수는 2000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허무개그'로 신인상과 인기상을 석권했다. 현재는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이다. 슬리피는 2008년 힙합 그룹 언터쳐블로 데뷔했지만,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연을 공개했다.
MC 소유진은 "두 사람의 공통점은 데뷔하자마자 빵 터졌지만 인기 유지가 안 된 짠한 사연이 있다", 장성규는 "쩐당포가 빛과 소금이 돼 드리겠다"고 했다.
슬리피는 담보로 올드카의 차 열쇠, 손헌수가 드림북을 각각 내놨다.
손현수는 "군대를 한 번 갔고, 본의아니게 또 갔다"며 "군대에 갔을 때 내 멘탈을 잡을 방법이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군대에서 책 300권을 읽었다. 그때 세상이 달리 보이고 미래 계획이 세웠다. 그때부터 드림북을 만들었다"며 과거 병역 논란을 언급했다.
손헌수는 드림북에 '제대후 3년 내에 해야할 일'이라며 '부모님께 1억 만들어주기, 할머니 외할머니 성함 방송에서 불러주기, 조상님들 묫자리 옮겨드리기' 등을 적어놨다.
장성규는 "어른신들에 대한 은혜를 갚고 싶어하는 게 있다. 실현한 게 있냐?"고 물었고, 손헌수는 "묫자리는 정리했는데, 그 외에는 한 게 거의 없다"며 "숙박업도 했는데 망했다. 제주도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하다가 망했다. 엔터테인먼트도 했는데 망했다"고 답했다.
"손헌수의 드림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슬리피는 "난 별로다. 다 각자 사연이 있고, 각자 상황이 다른데 남의 얘기를 봐서 뭐하냐. 남한테는 그냥 재활용 폐지다. 쓰레기"라고 팩폭을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에서 처음으로 생활고와 사채 빚 등을 공개한 손헌수는 "슬리피 씨는 많이 공개됐지만, 나도 사실 생활이 굉장히 힘들다. 방송에서는 처음 말한는데, 과거 '한국의 주성치'가 되겠다고 생각해서 많은 영화제에 도전해 상을 받았다. '내가 되나보다' 싶어서 그때부터 올인했다. 그리고 사업도 4년 정도했는데, 그러다보니 빚이 많아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데뷔 시절을 제외하곤 금전적으로 마이너스를 벗어난 적이 없다는 손헌수는 "허무개그 때 수입이 많아서, 현찰로 외제차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 B사의 3시리즈를 사서 그거 6개월 타다가 싫증 나면 바꾸고, 누굴 아는 사람을 보면 친하지 않은 분이라도 두 번째 만나면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줬다. 그런 옷들을 모아서 6개월에 한 번씩 후배들에게 다 나눠줬다. 그리고 밤마다 지인들의 술값을 계산해줬다. 21살~24살에 돈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고 고백했다.
손헌수는 이 시기에 사업에 손을 대면서 사채 빚을 썼고, "장기렌트한 회사용 자동차가 4~5대 있었고, 직원만 10명 이상이었다. 홍대 한강 뷰에 비싼 임대료 사무실까지 있었는데, 한 달 고정 지출만 5천만원 이상이었다. 매달 5천만원씩 들어가니까 숨이 턱턱 막히더라. 그래서 출근 전, 퇴근 후 항상 하는 일이 전화를 붙들고 있었다. 사채라도 되면 감사한 일이니까"라고 털어놨다.
"사채는 각서 쓰는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각서 썼다. 1000만원을 빌리면, 선이자 100을 떼고 900을 빌린다. 이걸 갚기 위해서 2천, 4천만원을 또 빌렸다. 이렇게 되는 게 사채다. 지금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다시는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다신 사채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를 반성했다.
손헌수는 "한달 이자가 많이 나올 땐 700~800만원이었다"라고 했고, 허준은 "그건 30~40억을 빌릴 때 내는 이자 아니냐?"라며 놀랐다. 이에 손헌수는 "다행히 지난 달에 마지막 사채의 잔금을 청산했다. 지난 달에 전부 마무리됐다"고 했다.
'원조 짠내' 캐릭터 슬리피는 "예전에 생활고로 힘들다고 기사가 났는데, 아직도 그런 줄 알고 내가 명품을 입고 나오면 거짓말쟁이로 오해를 받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 가족이 인천에 작은 집이 있다. 그런데 집을 가지고 있어도 인정되지 않는 집이다. 무주택자 기준에 속하는 집"이라며 "그 집으로 전세를 주고 빚을 갚은 적이 있는데, 무주택자 기준에 속한다는 건 쏙 빼고 '이 돈이 어디서 났냐? 이 돈 봐라, 얘는 힘든 적이 없다'고 그러더라. 그것 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많다. 지금도 생활은 괜찮은데 '짠내는 탈출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부캐 성원이 캐릭터로 수입이 늘었냐?"는 질문에 슬리피는 "지금은 잘 번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MC들은 "공식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선언하는 거냐?"고 물었고, 슬리피는 "선언까지 할 정도는 아니다. 방송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유튜브는 제대로 수입이 없다. 2만원~8만원 정도고 음원도 잘 안 됐다. 지난해 '월간 슬리피'라고 12개의 음원을 냈는데 거의 본전도 못 찾았다. 10분의 1도 못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곡 '산타형' 뮤직비디오를 제작비 50만원에 완성한 슬리피는 "나도 몇 백만원으로 찍어봤는데 회수가 안되니까 노하우가 생겼다. 일단 조명팀이 없고, 한 명이 카메라를 가져온다. 연남동 쪽에 카페를 빌려서, 대관료 20만원을 주고, 감독님한테 30만원 입금해드렸다"고 말했다.
1인 기획사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혼자 하니까 미쳐버릴 것 같다. 아는 게 없어서 이제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다. 그러다가 문제도 많이 발생했다. 세금계산서 발행부터 막막하더라. 전부 물어보면서 하고 있다"며 쩐 마스터에게도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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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쩐당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