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할 수 없다.
FA 거물투수 양현종(33)이 KIA 타이거즈와의 FA 협상을 종료했다. KIA를 떠나겠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배수진이었다.
양현종은 데드라인으로 삼았던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구단사무실에서 조계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메이저리그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최종 의사를 전달했다.
이날은 양현종이 두 번째로 설정한 데드라인이었다. 1월 20일까지 메이저리그 팀의 제안이 들어오지 않자 열흘 연장했다. 보직과 연봉, 마이너행 거부권을 내려놓고 40인 로스터만 보장하는 조건으로 완화했다.
그럼에도 이날까지 오퍼를 낸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었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외부영입 움직임이 소극적이었다. 거물급 FA들의 이적시장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거물들의 행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며 메이저리그가 어수선한 점도 있다. 스프링캠프와 정규리그 개막이 연기될 위기에 있다. 새로운 노사협정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양현종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2월로 넘어가야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2월 중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국내에서 차분히 개인 훈련을 병행하면서 메이저리그의 오퍼를 기다린다.
특히 KIA와 협상을 종료한 배경에는 마이너행 가능성도 의미하는 스플릿 계약도 감수하겠다는 배수진이다. 설령 마이너리그로 가더라도 메이저리그에 도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KIA와 결별하는 그의 마음은 오죽했으랴.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