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선발투수 양현종(33)이 결국 KIA 타이거즈와의 협상을 끝내고 해외진출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겨울 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은 그동안 이루지 못한 꿈에 도전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만약 1월 20일까지 해외진출이 성사되지 않으면 KIA 타이거즈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고 이후 30일까지로 한 차례 데드라인을 연장했다.
양현종은 30일에도 메이저리그 등 해외 구단과 계약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날 KIA 구단을 찾아가 “메이저리그에 계속 도전하겠다”라는 최종 의사를 전달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 양현종이 해외진출 의사를 굳히면서 2021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지난 시즌보다 팀 전력이 평준화됐다. 전력 양극화가 심했던 지난 시즌에는 시즌 중반부터 5강과 5약으로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이 확실하게 갈리기 시작했고 KIA와 롯데가 마지막까지 가을야구에 도전했지만 결국 5강 팀들이 그대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에서 주축선수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K)이 모두 하위권 팀으로 이적했고, 리그 2위를 차지했던 KT 위즈도 MVP 로하스가 일본에 진출했다. 5위 키움 히어로즈는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필승조 김상수를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보냈다. 상위권 팀에서 대거 전력 유출이 있었고 하위권 팀들은 전력 보강에 성공하면서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KIA는 지난 시즌 73승 71패 승률 .507을 기록하며 5할 승률을 넘겼지만 리그 6위에 머물렀다. 5위 키움과의 격차는 7.5게임차로 상당했다. 그렇지만 이름값 있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다니엘 멩덴을 영입했고 상위권 팀들에서 전력 유출이 일어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해 볼만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현종과의 협상 결렬은 팀 입장에서 상당히 아쉽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31경기(172⅓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최다이닝 리그 7위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이닝소화능력을 보여주면서 꾸준하게 선발진을 지켜줬다. 양현종이 빠진다면 선발진의 무게감이 달라지는게 사실이다.
반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보강한 롯데, 삼성, SK 등은 양현종의 해외진출이 반갑다. KIA의 전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조금이나마 높아지기 때문이다.
양현종의 해외진출로 인해 더욱 예상을 하기 어려워진 2021시즌 어느 팀이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쥘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