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일이었다”.
한화에서 15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한 송광민(38)은 우여곡절 많은 커리어를 보냈다. 시즌 중 갑자기 입대 영장을 받아 3년간 공백기를 가졌고, FA 시즌에는 감독과 불화가 수면 위로 드러나 곤욕을 치러야 했다.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간 2018년의 일이다.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10월초 한용덕 당시 감독은 문책성 조치로 송광민을 1군에서 제외했다. 그해 팀 중심타자로 임시 주장도 맡은 송광민이었지만 한 감독은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벗어났다”며 고참다운 자세를 요구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이례적인 조치라 파장이 컸다. 송광민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한 감독이 품으면서 일단락됐지만 잔상은 꽤 오래 갔다. 송광민 커리어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이미지가 됐다.
은퇴를 결정한 송광민은 선수 생활 동안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한용덕 전 감독과의 일을 꼽으며 “팬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일이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감독님께는 여전히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돌아봤다.
잠시나마 갈등은 있었지만 뒤끝은 없었다. 송광민은 “그때 당시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다시 받아주신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로도 감독님과 잘 지냈다. 방출된 후에도 감독님께 전화 드렸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직접 찾아뵐 것이다”고 말했다.
한 전 감독도 제자의 은퇴가 아쉽다. 한 전 감독은 “선수 생활을 조금 더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아 아쉽다”며 “그 일이 있었던 당시에는 감독으로서 팀 전체를 봐야 했다. 광민이가 팀의 기둥으로서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한 전 감독은 “심성이 워낙 착한 선수였다. 요즘도 가끔 연락이 온다”며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착한 심성을 가졌으니 무슨 일이든 잘할 것이다. 조금 더 신중함을 갖고 하면 좋은 일만 있을 것이다”고 덕담을 건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