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유력 후보작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주연 배우 윤여정이 美 영화제 20관왕을 석권하며 한국배우 최초로 ‘오스카 배우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봉준호 감독이 윤여정과 대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두 주역의 만남은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하다.
윤여정이 출연한 ‘미나리’(제작 브래드 피트 Plan B Entertainmen, 수입배급 판씨네마)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난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윤여정은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앞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정이삭 감독과 대담을 나누며 작품에 대해 폭발적인 찬사를 보냈던 봉준호 감독은 윤여정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작부터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에 대해 “배우 윤여정 55년 연기 인생에 역대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며 “유니크하고 강렬한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는데 ‘미나리’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할머니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봉 감독은 “일반적인 할머니의 상을 비껴간 가사노동을 하지 않는 할머니 캐릭터라 어딘지 통쾌하고 좋았다”라고 캐릭터와 연기의 특별함을 말했다.
순자 역을 맡게 된 출연 계기에 대해 윤여정은 “시나리오를 채 다 읽기도 전에 진짜 같은 생생함에 마음이 움직여 바로 출연 결정을 했다”라며 정이삭 감독의 정직하고 깨끗한 시선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촉촉한 정서를 잘 못 견디는 성격인데, ‘미나리’는 서정적이고 따뜻하면서도 노스탤지어에 빠져 질척이는 영화가 아니라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 감독이 “윤여정을 정점으로 한 배우들의 앙상블도 좋았다”라고 하자, 윤여정은 “촬영을 마치면 함께 숙소에 모여 밥을 해 먹고 다음 날 촬영분의 대사를 수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나리’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든 영화고, 앙상블 만큼은 끝내줬다”라고 답해 ‘미나리’ 팀의 앙상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미나리’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영화 속 구체적인 장면에 관한 감상까지, 영화에 관한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배우 윤여정과 봉준호 감독의 대담 인터뷰 전문은 씨네21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미나리’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또한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을 담당했으며,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A24가 북미 배급을 맡았다. ‘워킹 데드’ 시리즈, ‘옥자’, ‘버닝’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난 스티븐 연은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것을 바치는 아빠 제이콥 역으로 분했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의 한예리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여기에 할머니와 최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이는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 역의 앨런 김,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속 깊은 딸이자 어린 동생의 든든한 누나 앤 역의 노엘 케이트 조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캐스팅된 활기 넘치는 아역 배우들로 기대를 더한다.
‘미나리’는 올 3월에 전국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 purplish@osen.co.kr
[사진]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