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꿈은 롯데 우승, 단 하나...아빠 같은 선배 될 것” 이대호의 진심 [오!쎈 부산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01 13: 51

“야구를 하면서 남은 꿈은 롯데 우승 단 하나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9)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우승을 강조했다. 이제 이대호에게  성적이라는 단어는 곧 우승이었다.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에 남은 선수생활의 2년을 쏟아붓기로 다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지난 2017년 해외 무대에서 돌아온 뒤 맺은 4년 150억 원 계약이 끝났다. 계약 과정이 많이 지체되긴 했지만 이대호는 결국 롯데와 2년 26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고향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계약 조건에는 매년 우승 옵션 1억 원이 포함돼 있다. 이 1억 원을 수령할 경우 기부를 할 예정이지만 이대호의 우승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 이대호 /jhrae@osen.co.kr

이대호는 “야구를 하면서 꿈 하나가 롯데 우승 하나가 남아 있다.  2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니까, 기간이 정말 안 남았다. 선수로서는 하고 싶은 우승을 못하면 팬으로 돌아가서 우승하는 것을 봐야 한다. 꼭 2년 안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년의 기준에 대해서는 “2+1년 등의 계약을 할 수도 있었지만 2년이라는 기간을 정해놓고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년 정도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면서 “선수 생활을 오래하면 좋다. 기록을 생각하면 더 할 수 있겠지만 깔끔하게 물러날 때는 물러나고 싶었다. 그리고 후회 없이 은퇴 전에 우승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잘 안될 경우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나이인 것 같다”면서 “2년 안에 손으로 할 수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안되면 물려줄 것이다. 부족하지만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갑내기인 정근우, 김태균 등은 이미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스스로도 마지막을 직감하고는 있었다. 그는 “실감이 많이 났다. 친구들 은퇴 많이 했다. 어느 시점이 좋을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마지막 FA를 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우승 옵션을 정해놓은 것 역시 의지의 표현이다. 선수들 모두가 우승에 다가가기 위한 목표를 이대호가 설정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우승을 하려면 개개인 실력이 다 뛰어나야 한다. 누가 잘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선수들이 다 같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기량이 올라가야 할 수 있다”면서 “말이 우승이지만 쉽지 않은 우승이다. 옵션을 건 것도 한국시리즈 우승이었기 때문에 목표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롯데 선수들 다 해보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4번 타자는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잘 치는 후배들이 올라오면 내가 4번이든 6번이든 상관없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와서 4번 타자를 치면 더 좋은 것이다”면서 특히 한동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대호는 “한동희가 지난해 좋았던 부분이 무엇인지 이제 잘 알 것이다. 소위 미쳐서 이제는 팀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 이대호는 ‘호랑이 선배’였다. 조성환, 홍성흔 등 과거 롯데의 주장을 맡았던 선수들 역시 이대호가 악역을 자처하면서 보다 수월하게 주장직을 펼칠 수 있었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그만큼 이대호는 어렵고 다가서기 힘든 선배이자 최고참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따뜻한 아빠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타격 쪽에서 후배들이 많이 물어볼 것이다. 마음가짐이나 빨리 잊는 법 등을 많이 전수해주고 싶다. 실패가 있어야 성공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눈치보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도록 노하우들을 전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감독님께서 미팅 자리에서 한 마디 하라고 하셨는데 안했다. 이제 리더는 주장인 (전)준우나 (손)아섭이가 해야 한다. 말을 줄이면서 최고참으로 후배들이 힘들 때 안아줄 수 있는 아빠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예전에는 무서운 선배였지만 따뜻한 말들로 용기를 주고 어린 선수들을 어루만져주고 싶다”고 자신의 남은 2년 역할을 언급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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