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잡음 시달렸던 삼성, 새 시스템 도입으로 사기 올렸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2.01 19: 23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앞두고 구자욱과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구단은 형평성을 내세우며 구자욱을 연봉 삭감 대상에 포함했다. 2019년 연봉보다 4000만 원 깎인 2억6000만 원을 제시했다.
이에 구자욱은 구단의 제시안을 거부했다. 구단은 1차 제시안보다 소폭 인상된 수정안을 내밀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6회말 1사 1,3루 삼성 박계범의 동점 희생타때 홈을 밟은 3루 주자 구자욱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구단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구자욱은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구자욱은 끈질긴 줄다리기 끝에 최대 연봉 3억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2019년 연봉 3억원에서 2000만원 삭감된 2억8000만원을 2020년 연봉으로 받게 되며 성적에 따라 최대 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삼성은 더 이상 연봉 협상 잡음을 일으키기 않기 위해 이번 협상부터 연봉 5000만원 이상의 선수를 대상으로 뉴타입 인센티브 시스템을 적용했다. 관행대로 진행됐던 그간의 연봉 결정 과정에서 벗어나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우선 팀 고과체계에 근거해 선수와 협상을 통해 기준 연봉이 정해진다. 이후 기본형, 목표형, 도전형 등 세 가지 옵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기본형을 선택한 선수는 고과체계에 근거해 합의한 기준 연봉을 그대로 받게 되며 별도의 인센티브가 없다. 목표형을 고른 선수는 기준 연봉에서 10%를 낮춘 금액에서 연봉이 출발하게 되며 이후 성적이 좋을 경우 차감된 금액의 몇 배를 더 받을 수 있다.
도전형을 택한 경우, 선수는 기준 연봉에서 20%를 낮춘 금액에서 연봉이 출발하게 되며 이후 좋은 성적을 내면 역시 차감된 20%의 몇 배를 더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선수 본인이 연봉 체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개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인센티브와 관련된 각종 기준 수치는 현장 코칭스태프와의 상의를 통해 정리한 뒤 해당 선수와의 조율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 삼성은 비시즌 동안 선수들에게 새 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선수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도전형을 택한 한 선수는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되면서 동기 부여가 확실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뉴타입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연봉 협상의 잡음을 줄일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사기 진작 효과까지 꾀하게 됐다. 삼성의 새로운 당근책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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