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없는 첫 날, KIA는 잊지 못하고 있다 [오!쎈 광주 캠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2.01 18: 04

에이스의 빈자리는 컸다.
KIA 타이거즈는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1 시즌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이틀 전 커다란 변수가 발생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두 번이나 데드라인을 미루는 등 고민 끝에 잔류가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최종 결정했다. KIA와 협상도 종료됐다. 이제 팀을 떠나 미국에서 야구를 한다. 
양현종은 지난 2007년 입단해 14년 동안 원클럽 맨이었다. 3년째부터 선발진에 정착해 통산 147승을 따냈다. 최근 7년 연속 풀타임으로 에이스 노릇을 했다. 평균 30경기, 180이닝을 소화한 대체 불가의 투수였다.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끌며 타이거즈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그런 양현종은 1월30일 타이거즈와의 14년 인연을 정리했다. 자신의 라커서 짐도 뺐고, 윌리엄스 감독을 찾아 이별의 만남도 가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쉽지 않은 길인데 어려운 선택을 했다. 응원하겠다"고 했다. 선수들과도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는 에이스 양현종이 이름이 새겨진 라커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첫 날 양현종은 없었다. 지난 10년 넘게 어디에 있든 항상 캠프에서 양현종의 자리는 빛이 났었다. 사진기자들은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워밍업을 하는 양현종의 모습을 담기 바빴다. 방송과 취재기자들의 1호 인터뷰어였다. 불펜투구를 시작해도 어김없이 몰려들었다. 캠프내내 양현종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런 익숙한 모습은 없었다.
에이스의 부재는 남은 이들에게 부담을 안겼다. 윌리엄스 감독의 캠프 첫 날 깜짝 발언도 눈길을 모았다. 선발진 구성과 관련해 "FA 미계약자 등 외부에서 선발투수를 영입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감독들이 FA 영입을 하겠다는 말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만큼 싸워야 하는 장수에게 양현종의 부재는 컸다. 
조계현 단장은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에서 키우는 것이 제1 원칙"이라고 서둘러 해명하기도 했다.  주장 나지완도 "양현종이 없는 것은 분명 마이너스다"라고 인정했다. 동시에 "양현종 없다고 안되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 가운데 난세영웅이 나온다"고도 말했다.  
캠프를 앞두고 윌리엄스와 나지완을 향한 기자들의 질문도 양현종 이야기로 시작을 했다. 양현종의 빈자리로 빚어진 풍경들이었다. 그래도 타이거즈맨들을 위로하듯 흔적은 남아있었다. 챔피언스필드 기둥 양현종의 전신 사진은 그대로였다. KIA는 아직 양현종을 놓치 못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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